마지막까지 베풀고 간 '소록도 천사' 마가렛…의대에 시신 기증
유족 "건강악화 전 본인 뜻 내비쳐"
대학 의학부 해부학실에 기증 예정
전남 소록도에서 39년간 한센인들을 돌보다 지난 29일 고국에서 선종한 마가렛 피사렉(88) 간호사가 자신의 시신을 의대에 기증하기로 하면서 마지막까지 나누는 삶을 실천했다.
고인 생전 뜻에 따라 시신은 의학부 해부학실에 기부…마지막까지 인류를 위한 선택
6일(현지시간) 마가렛 간호사의 유족과 지인 등에 따르면 마가렛 간호사의 시신은 오스트리아 티롤주 주립병원이기도 한 인스부르크 의대 병원에 안치돼 있다.
고인의 주검은 장례 후 이 대학 의학부 해부학실에 기증된다.
유족 대표이자 마가렛 간호사의 동생인 노베르트 피사렉씨는 최근 지인들에게 "고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시신을 의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스스로 오래전부터 내비쳤다"며 "소록도에서 오스트리아로 돌아왔을 때 쯤부터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최근처럼 건강이 악화하기 전에 이미 본인이 뜻을 세워두신 것"이라며 "마가렛은 삶을 마감한 후에도 자신의 몸이 좋은 일에 쓰이길 바랐다"라고 덧붙였다.
노베르트 피사렉씨의 한 지인은 "피사렉 집안 분들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던 이들도 할머니(마가렛)께서 시신을 기증하겠다고 하셨는지 몰랐다"면서 "시신을 어디에 모시게 될지를 묻다가 동생(노베르트)께 듣고, 그때야 알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소록도 천사' 마가렛, 귀국 후에도 소록도 그리워해
폴란드 태생인 마가렛 간호사는 오스트리아 국립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1966년부터 전남 소록도에 격리 수용된 한센인을 돌보며 39년간 봉사했다.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던 한센인들의 짓무른 손발을 맨손으로 소독하고 매일 같이 정성을 다해 돌봐 '소록도의 천사'라는 별명을 얻은 마가렛과 동료 마리안느 스퇴거(89) 간호사의 삶은 지금까지도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이에 우리 정부는 마가렛과 마리안느 간호사에게 국민포장(1972), 대통령 표창(1983), 국민훈장 모란장(1996) 등을 수여했다.
이런 그가 소록도를 떠난 건 2005년 11월이다. 당시 70세를 넘긴 마가렛은 몸이 늙어 환자들을 돌보기 어려워지자 "섬사람들에게 부담 주기 싫다"며 편지 한 장만 남긴 채 조용히 소록도를 떠났다. 그의 동료 마리안느도 함께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한 뒤에도 마가렛 간호사는 소록도 이웃들의 이름을 다 기억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생전 다시 한국 땅을 밟을 수 없었다.
경증 치매를 앓으며 요양원에서 생활한 마가렛 간호사는 최근 대퇴골 골절로 수술을 받던 중 지난달 29일 88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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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기증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헌신의 뜻을 실천한 마가렛 간호사의 장례 미사는 오스트리아 시각으로 7일 오후 3시 30분 티롤주 인스브루크의 한 성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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