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 하우스디 오픈서 14년 만에 첫 우승
육아와 골프 병행하는 ‘엄마 골퍼’ 챔피언
철저한 자기관리 “이젠 ‘메이저퀸’ 목표”

‘278전 279기’.


‘엄마 골퍼’의 힘이다. 박주영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지난 1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정규투어 데뷔해 14년, 279번째 출전 대회 만에 수집한 첫 우승 트로피다. KLPGA투어에서 최다 출전 첫 우승 기록의 새 주인공이 됐다. 종전 기록은 지난달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260번째 대회 만에 우승한 서연정이 갖고 있었다. 박주영은 6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우승을 못 해서 영영 못 할 줄 알았다”면서 “지금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박주영이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데뷔 14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아들 하율이를 품에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박주영이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데뷔 14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아들 하율이를 품에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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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이 바로 언니 박희영과 함께 한국 여자 골프를 대표하는 ‘자매 골퍼’다. 박희영은 200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3승을 수확했다. 박주영은 2021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과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독특한 패션으로 보이시한 매력을 뽐냈고, 상·하의가 붙은 점프수트로 골프 패션계에서 ‘대박’을 치기도 했다.


박주영은 2021년 결혼해 지난해 9월 아들(김하율)을 낳았다. 육아에 전념하다가 지난 4월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11개월 만에 필드 복귀전을 치렀다. 박주영은 KLPGA투어에서 김순희, 안시현, 홍진주에 이어 네 번째로 ‘엄마 골퍼’ 우승자가 됐다. 또 처음으로 자매가 투어 대회 챔피언에 오르는 진기록도 만들었다. 언니 박희영은 KLPGA투어에서 6차례 우승했다. 박주영은 올해 22개 대회에 등판해 1승 포함해 4차례 ‘톱 10’에 진입하는 일관성을 자랑하고 있다. 상금랭킹 21위(3억7813만원), 대상포인트 24위(191점)다.

육아와 골프를 동시에 해냈다는 것이 대단하다. 그는 "골프 선수와 엄마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는 엄마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부족한 훈련량은 집중력으로 보완하고 있다. 그는 "결혼 전과 비교하면 훈련이 부족 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틈틈이 최대한 연습을 하려고 하고 있다"며 "아들이 잠들면 거실에서 퍼팅 연습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주영은 강한 모성애를 가진 선수다. "투어에 복귀하면서 아기와 떨어져야 한다는 게 제일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대보 하우스디 오픈 1라운드까지는 집에서 대회장까지 출퇴근했다. 박주영은 "이전에는 나만 신경 쓰면 됐지만, 집안일도 해야 하고 아기도 봐야 하고 약간 혼란스럽기도 하다"면서 "연휴 때는 잠깐이라도 아기를 맡겨놓을 수 있는 탁아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원했다. 그는 "사실 남편이 육아에 도움을 많이 준다. 남편이 역할을 잘 해줘서 그것을 믿고 내 할 일을 해내고 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박주영은 우승에 목이 말랐다. 첫 우승 전까지 5차례 ‘준우승’만 했다. 내심 우승을 하면 필드를 떠나겠다는 마음도 먹었다. 그러나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사실 우승하면 은퇴하려고 했다. 우승하고 보니 ‘나도 또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욕심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를 낳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 우승을 했으니 두 번째 우승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는 것 같다"며 "두 번째 우승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추가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박주영이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278전 279기’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박주영이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278전 279기’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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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생인 박주영은 젊은 선수들의 롤 모델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아기만 키우고 골프를 그만둘까라는 고민도 했었다. 막상 우승하니까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머금었다. 박주영은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다"면서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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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은 아직 배가 고프다. 메이저 챔피언 등극을 꿈꾸고 있다.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특히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서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박주영은 롱런을 약속했다. "골프팬들에게 언제나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면서 "기회와 몸이 허락하는 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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