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자녀가 시험위원, 코로나 문자 조작해 병가… 여전한 공공기관 방만경영
감사원, 155개 기관 감사… 퇴직자 챙기기, 성과급 과다 지급 등 부정사례 적발
기재부도 예산관리 부실… 출연기관 적립금 보유 현황 파악 못하거나 회수도 못해
공공기관의 퇴직자 챙기기, 성과급 과다 지급, 노조 우회 지원 등 '제 식구 챙기기식' 행태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자격시험을 운영하면서 직원의 배우자나 미성년 자녀 등 가족을 시험위원으로 상시 위촉하고 40억원의 수당을 지급하거나, 코로나19 확진 문자를 조작해 병가를 사용한 공직기강 해이 사례도 여전했다.
감사원은 20일 이같은 내용의 '출연·출자기관 경영관리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55개 출연·출자기관에서 출연금 정산 현황, 예산 및 인력운영 현황 등 감사자료를 제출받아 확인한 결과로, 한국환경공단 등 18개 기관에서는 실지감사(현장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인력공단은 국가기술자격 검정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시험감독위원 등 시험위원을 위촉하는 과정에서 직원 배우자나 미성년 자녀를 끌어들여 이들에게 수당 40억원을 줬다. 또한 환경공단은 퇴직자가 설립한 법인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법정기준보다 퇴직자 인건비를 높게 책정해 71억원 만큼 과다 지급했다. 이밖에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사연) 소관 기관은 경영성과에 따른 능률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예상수입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156억원을 과다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만경영 사례 외 공직기강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직원 9명이 골프장 이용을 위해 재택근무지 등을 무단이탈하거나, 코로나19 확진 문자를 조작해 병가를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팀장급 이상 직원이 음주운전에 입건되고도 징계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적발됐다. 모 기관 직원 38명은 허위출장을 통해 출장비를 횡령했다.
문제는 예산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의 관리 부실도 있었다는 점이다. 기재부는 출연기관의 적립금 보유 현황을 알지 못해 예산 편성에 반영하지 못하거나, 공공기관이 회수해야 할 금전을 관리 없이 방치해 당초 편성목적과 달리 집행되게 하는 등 재정관리에 소홀했다. 구체적으로는 출연기관들이 불요불급한 용도로 여유재원 2100억원을 장기간 적립하고 있는데도, 기재부가 이를 알지 못해 출연금 등 예산편성에 활용하지 않았다. 기재부는 반납 받아야 할 공공기관 지원금 1740억원의 반납방안을 마련하지 않아, 이에 831억원만 반납되고 반납액 중 591억원은 특정 법인에 기부되는 상황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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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공공기관이 방만경영, 사업관리 부실, 별도자금 운용 등으로 예산을 낭비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고 이를 관리·감독할 재정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해 효율적 재정운용,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며 "위법, 부당 사례에 대해서는 문책 등 엄정 처리를 요구했고 출연금이나 출연기관 관리체계에 대한 제도적 개선 과제도 제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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