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안내견 사업 30주년 맞아 재조명
진돗개 순종 보존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올림픽 땐 국가 이미지 개선 위해 힘써

삼성 안내견 사업이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추진한 애견 사업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어릴 때부터 반려견을 기르며 동물 사랑을 키운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삼성이 여러 애견 사업을 통해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됐다. 애견 문화 저변을 확대해 관련 산업이 창출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선대회장의 첫 애견 사업은 '진돗개 순종 보존'이었다. 그는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여러 품종의 개를 키우면서 진돗개를 세계 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개의 중요한 특성인 희생과 충성도 면에서 진돗개를 따를 만한 품종이 드물다고 봤다. 하지만 진돗개는 국내 천연기념물임에도 확실한 순종이 없다는 이유로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이 원산지라는 점도 인정받지 못했다.

사진 설명: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진돗개들과 함께 있는 모습 / [사진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영상 갈무리'

사진 설명: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진돗개들과 함께 있는 모습 / [사진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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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선대회장은 순종 진돗개 보존 사업에 뛰어들었다. 1960년대 말경 진도를 찾아 사흘간 머물며 진돗개 30마리를 구입한 뒤 10여년 노력 끝에 순종 한 쌍을 만들어냈다. 또 진돗개 300마리를 키우며 순종률을 80%까지 끌어올렸다. 1979년엔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대회'에서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직접 선보였고, 이를 계기로 1982년 진돗개가 '세계견종협회'에 원산지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2005년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애견 협회인 영국 견종협회 켄넬클럽에 진돗개를 정식 품종으로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켄넬클럽은 1873년 품종 개선을 위해 설립된 곳으로 품종 등록 때 심사가 까다로운 곳으로 꼽힌다. 켄넬클럽은 당시 진돗개를 정식 품종으로 등록하며 '품종 및 혈통 보호가 잘 되어 있는 견종'으로 평가했다. 이후 진돗개는 국내 고유 견종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선대회장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국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몸소 뛰었다. 올림픽 전후로 국가 관심도가 커지면서 유럽 등 세계에선 국내 보신탕 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영국 동물보호협회는 대규모 항의 시위를 계획하기도 했다. 이 선대회장은 국가 이미지 실추뿐 아니라 한국 상품 불매 운동에 따른 국내 경제 악영향을 우려해 동물보호협회 회원들을 서울로 초청, 집에서 개를 기르는 모습을 직접 보여줬다. 또 애완견 연구센터 등에 이들을 데리고 가 한국 애견 문화 수준을 보여줬다. 이에 협회 회원들은 시위를 취소했다.

2005년 열린 '크러프츠 도그쇼'에 마련된 삼성 부스에서 관람객이 진돗개를 만나고 있다. / [사진제공=삼성전자]

2005년 열린 '크러프츠 도그쇼'에 마련된 삼성 부스에서 관람객이 진돗개를 만나고 있다. /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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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에는 철저한 혁신을 주문한 '신경영 선언'을 기념해 국내 처음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 양성소인 '삼성 안내견학교'를 선보였다. 이곳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업이 운영하는 안내견 학교로, 1993년 처음 설립된 뒤 30년간 총 280마리 안내견을 사회로 보내 시각장애인 복지 향상에 기여했다. 국내에 생소했던 안내견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도 힘썼다. 진정한 복지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을 배려하고, 같은 일원으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선대회장의 철학이 구현된 사례다.


세계 속에 한국 애견 문화를 널리 알리는 과정에선 1993년부터 세계적인 애견 대회 '크러프츠 도그쇼'를 후원했다. 진돗개 '체스니'는 2013년 열린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출전해 입상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일본에선 2008년 청각 도우미견 육성 센터를 설립하고 현지 명문 야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최고 선수로 꼽히던 나가시마 시게오 선수에게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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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대회장의 이같은 노력은 애견과 관련한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왕실은 그의 동물 사랑과 애견 문화 확산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개를 선물했다. 이 선대회장은 2002년 안내견 사업과 관련한 노력을 인정받아 세계안내견협회(IGDF)로부터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IGDF는 19일 열린 삼성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을 찾아 삼성에 감사패를 전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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