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적으로 제재와 배척에 우려 나타내
인재 및 R&D 중요성도 재차 강조
'메이트60프로' 출시 후 발언 연일 화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업주인 런정페이 회장이 애플을 '선생님'에 비유하며 자신 역시 '팬'이라고 밝힌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최대 경쟁자를 치켜세우며 몸을 낮춘 표현이지만, 우회적으로 제재와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19일 중국 상하이증권뉴스에 따르면 이날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연대회(ICPC) 공식 홈페이지에는 런정페이 회장이 대회 행사 도중 수상자 학생들과 만나 나눈 이 같은 내용의 대화록이 공개됐다. 행사는 화웨이의 최신기종 스마트폰인 '메이트60프로' 출시 직전인 지난달 21~26일 개최된 바 있다.

中화웨이 창업주 "애플은 선생님…나도 팬이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 자리에서 런 회장은 경쟁사인 애플의 팬인지를 묻는 학생의 질문에 "우리는 (애플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면서 "애플의 제품이 왜 그렇게 좋은지를 자주 살펴보고, 우리와 애플 사이의 격차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고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면서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애플 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는 애플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며 인정하는 듯한 발언이지만, '배척(排外)'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곱씹어볼 만하다. 중국과 화웨이의 입장에서는 미국과 반도체 업계로부터 오랜 기간 배척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간 줄곧 언급해왔던 연구·개발(R&D)과 인재에 대한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기초연구 투자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기술 전환이 점점 더 짧아지면서 우리 스스로 기초 이론 연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매년 기초 이론 연구에 약 30억~5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답했다. 그는 글로벌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대학생 대상 프로그래밍 대회와 관련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지도자와 참가자들의 교류를 위한 중국 방문을 후원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초 과학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연구자들을 위한 대회를 지원하겠다"면서 "화웨이 캠퍼스(선전)에서 개최되는 ICPC 대회를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에 캠퍼스를 만들 것이며, 젊은 인재들이 화웨이의 작업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R&D 구역도 만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난달 29일 화웨이가 출시한 메이트60프로에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중신궈지(SMIC)가 생산산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가 탑재된 것이 확인되면서, 시장은 런 회장의 입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언론은 연일 런정페이의 과거 발언이나 행보를 보도하며 화웨이 띄우기에 나섰다. 현지 언론들은 런정페이가 지난 7월 인사 관련 부서와의 회의에서 "우리는 달러가 아니라 인재를 비축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뒤늦게 일제히 전하며, 기술 굴기 의지에 불을 붙였다.

AD

현재 화웨이의 순환회장을 맡고 있는 쉬즈진 부회장은 지난 주말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2023 월드 컴퓨팅 콘퍼런스'에서 "중국산과 외국이 개발한 반도체, 서버, PC 간 기술 격차는 여전히 있지만, 우리가 자체 개발한 제품을 쓰지 않으면 그 격차는 절대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쉬 부회장은 "우리가 자체 개발한 제품을 대규모로 사용하면 우리의 기술과 제품의 발전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국산 칩 사용 확대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