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10일 만에 '방러 일정' 마치고 복귀
집권 이래 '가장 오랜 시간' 자리 비워
'안보리 위반' 우려에도 군사협력 천명

집권 이래 가장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으로 돌아왔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러를 통해 북한과 러시아는 군사 분야를 비롯한 포괄적 협력 강화를 천명했으며, 국제사회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 지적에도 러시아의 기술 이전에 따른 '무기 거래'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시사했다.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저녁 전용열차를 타고 평양에 도착했다. 지난 10일 러시아를 향해 떠난 지 9박10일 만의 복귀로, 집권 이래 가장 오래 자리를 비웠다. 통신은 평양역이 뜨거운 격정으로 끓어 올랐다면서 "(김정은이) 친선의 강화 발전사에 길이 빛날 불멸의 대외 혁명 활동을 벌이고 돌아오셨다"고 평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러시아 방문에 나섰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저녁 평양에 도착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러시아 방문에 나섰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저녁 평양에 도착했다고 20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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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전용 장갑열차를 타고 평양을 떠나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만남 이후 4년 5개월 만에 성사된 회담이었다. 두 정상은 러시아의 군사기술 및 북한의 재래식 무기 교환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15일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전투기를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공장을 둘러보며 수호이(Su)-35 전투기 시험비행을 지켜봤다. 16일에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서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과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전략폭격기, 대잠 호위함,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을 시찰했다.

방러 일정 중 러시아 전략무기 살펴보는 김정은(왼쪽)과 지난해 11월 미국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략폭격기의 작전운용에 관한 브리핑을 받고 있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방러 일정 중 러시아 전략무기 살펴보는 김정은(왼쪽)과 지난해 11월 미국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략폭격기의 작전운용에 관한 브리핑을 받고 있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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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킨잘 미사일 시스템을 살펴볼 당시에는 한미를 겨냥한 듯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미사일을 만져보거나 전략폭격기 아래서 북·러가 함께하는 모습을 촬영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던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장면으로 평가됐다. 당시 이 장관은 메릴랜드주 소재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B-52, B-1B의 능력과 작전운용에 대해 직접 브리핑을 받았다.


북한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주요 과제로 삼아 개발·배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미 실전에 사용되는 러시아 대표 전략무기에 대한 김 위원장의 관심을 보여준 셈이다. 특히 북·러 간에 전략무기 분야 협력 가능성을 드러내려 한 차원도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지난해 1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뒤 관영매체를 통해 "1000㎞ 수역의 설정표적을 명중했다"고 성공을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우리 군은 이 미사일이 극초음속은 아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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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5개월 만에 정상회담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북한 김정은

4년 5개월 만에 정상회담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북한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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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러 간 '위험한 공조'의 다음 행보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러에서 푸틴 대통령을 초청했으며, 러시아 측은 이를 수락했다. 우선 이르면 다음달 초 최선희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만날 예정이며, 이후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찾은 것은 선대 김정일 집권 시절이던 2000년이 마지막으로, 연내 방북이 성사될 경우 23년 만에 방북하게 되는 것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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