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기후변화로 바닷길 더 밀린다?…'파나마운하'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세계 해상 교역의 요충지인 '파나마운하'가 내년 초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극심한 가뭄으로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 수가 줄고 정체가 계속되면 국제 해운운임 상승은 물론 해상 물류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나마운하는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파나마 지협을 가로질러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약 80㎞의 운하다. 1914년 8월15일 완공돼 태평양과 대서양을 빠르게 연결하는 지름길이 됐다. 미국에서 태평양과 대서양을 관통하는 데 파나마운하를 이용할 경우 남아메리카를 돌아가는 것보다 운항 거리를 약 1만5000㎞ 줄일 수 있다. 중국 선전에서 미국 마이애미까지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면 41일이 걸리지만, 파나마운하를 이용하면 35일로 줄일 수 있다. 파나마운하는 세계 무역량의 5%를 담당하며, 미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40%가 파나마운하를 거쳐 간다.
파나마운하는 물길의 높낮이가 달라 갑문으로 수위를 조절하는 유문 운하다. 그런데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부족으로 운하에 물을 공급하는 카툰호수가 마르면서 파나마운하 관리청이 이곳을 통과하는 선박 수를 제한하고 있다. 파나마운하청은 하루 36척이던 운하 통과 선박을 지난 7월 말부터 32척으로 줄였는데, 최근 가뭄이 계속되자 다시 30척까지 감축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앞서 파나마운하청은 지난 6월부터 선박 흘수(선체가 물 속에 잠기는 깊이)도 평균 50피트(15m)에서 44피트(13m)로 제한했다. 선박이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선 그만큼 선적량을 줄여야 하는 셈이다. 이는 결국 운임 증가로 이어진다.
선박 통행이 줄면서 파나마운하 주변엔 병목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운하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은 116척에 달했다. 지난달 초 160척 이상이 대기하던 때보다는 나아졌지만, 평소 대기 선박 수 90여척에 비해서는 초과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나 아마존 등이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세일 등을 겨냥해 수입량을 늘리고 있지만, 물류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12월부터 4월까지인 파나마의 건기가 조기에 시작되고 평균 기온까지 높아질 경우 가뭄이 더 심해져 가툰호수의 수위가 역대 최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바스케스 모랄레스 파나마운항청장은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해수 온도, 예측할 수 없는 우기와 엘니뇨 기상현상의 지속 등으로 인해 내년까지 선박 통행을 계속 제한해야 할 것"이라며 "운하가 가뭄으로 인한 통행 제한에서 즉각적으로 벗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파나마운하 통행 제한이 장기화하면 우리 수출기업들 역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일본, 칠레에 이어 파나마운하 이용국 5위에 달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코트라(KOTRA) 파나마무역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9~10월 가뭄이 계속되고 건기에 진입할 경우 연말 물동량 증가와 맞물려 매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출기업은 적체 심화에 대비해 파나마운하 통과 화물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출고 및 선적 스케줄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