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규제보다 초슬림 건물 등
첨단기술 도전 환경 만들어줘야
40년 만에 신당동 중앙시장에 들를 기회가 있었다. 시장은 간데없고 저녁에 건생선구이, 회, 돼지족발, 어묵 등의 음식과 술 한잔하는 거리로 바뀌어 있었다. 그토록 외치던 시장 활성화, 재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예 전통적인 시장의 기능은 쇠락해 있었다.
서울은 위성 도시까지 합치면 15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사는 초거대도시이다. 이렇게 빠르게 도시가 밀집해 팽창하고 있음에도 저밀도 시대인 30~40년 전의 개발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도시 중심부의 개발은 제한하면서 외부로 자족 기능이 없는 신도시를 지속해서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니 서울은 집값뿐 아니라 출퇴근 시의 교통지옥, 과다한 에너지소비, 유해 물질 배출로 인한 미세 먼지 공해, 열섬현상 등을 안고 있는 총체적 난국인 도시가 되었다.
서울의 중심부(종로구, 중구)는 밤에는 공동화되어 밤과 낮의 유동 인구 비율이 4배가 넘는 기형적인 도시이다. 어찌 보면 가장 비싼 땅을 고도 제한이라는 규제에 묶여 놀리고 있는 꼴이다. 거기에 더해 ‘미래유산’으로 보존한다며 개발을 가로막고 있다.
우선 보존 가치가 있는 건물과 지역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 유럽의 여러 도시 건축물처럼 수백 년 된 것이 아니라 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태에서 허겁지겁 지어진 구조물들이 보존 가치가 있는지 더 따져야 한다. 예술가, 정치가, 독립운동가들의 스토리나 근대 문화유산으로 가치가 있는 것을 가려야 한다. 더군다나 중앙시장이나 세운상가처럼 원래의 기능도 하지 못하는 건 보존의 가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외부로 자꾸 팽창시킬 것이 아니라 도심을 개발해야 한다. 뉴욕, 도쿄, 홍콩, 싱가포르 등의 밀집 도시는 이미 오래전부터 창의적으로 초고층 미래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것도 청진동 재개발처럼 평범한 건물 몇 개 올리는 것이 아니라 건축 기술이 가능한 범위에서 초고층으로 개발하고 있다.
새로운 도심 개발의 추세로 꼽을 수 있는 것이 ‘펜슬타워’이다. 딱 정해진 건 없지만 가로·세로 너비에 비해 10~12배 이상의 높이를 가진 건물을 말한다. 1970년대 홍콩에서 아파트 한 채의 면적에 20층 이상의 건물을 지으면서 초고층 밀집 도시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20대 1의 비율을 가진 72층 건물(High cliff)도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2010년부터 이런 바람이 불어 18m 너비에 비해 82층 435m인 ‘스타인웨이 타워’가 탄생했다. 이 건물은 너비 대비 높이가 무려 1대 24에 이르는 초슬림이다. 이 건물 하나가 이 지역을 초고가 지역으로 탈바꿈시켜 놓아 펜트하우스 값은 10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도시의 아파트가 비싸다고 각종 규제를 할 것이 아니라 발상을 바꿔 초고가의 빌딩과 아파트를 도심에 배치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엄청난 세금으로 서민들의 주택 공급을 좀 더 용이하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고층 건축은 인근 건물들이 포기하는 용적률의 권리를 사모아 가능한 점도 특이하다.
한편 건설 업체들이 이런 극단적인 건축에 도전할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써 국내 건설 업계의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바람, 진동, 지진 등에 견딜 수 있는 초슬림 건축은 최첨단 기술로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도전적인 환경을 제공 못 하니 첨단 건축 기술은 외면한 채 철근이나 빼먹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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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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