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이후 '벌 쏘임' 급증…"꼭 119 전화하세요"
벌(집)제거 119 출동, 한해 20만건 육박
벌 활동이 왕성해 지는 8~9월 가장 위험
"벌집서 20m 이상 대피 후 꼭 신고해야"
지난달 경북 영천에서는 이틀간 6명의 소방대원이 벌에 쏘여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들은 폭우에 실종된 주민 2명을 찾기 위해 하천 주변 등을 수색하는 중이었다. 실종자를 찾기 위해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풀숲을 헤쳤다는 점을 감안해도, 누구보다 전문가인 소방대원 여러 명이 병원에 후송될 정도로 벌의 활동이 왕성했던 것이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이 진행됨에 따라 벌 쏘임 사고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자제했던 야외활동이 정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8월과 9월은 매년 가장 많은 벌 쏘임 사고가 일어나는 기간이라 소방청에서는 대국민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3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소방청은 지난달 31일 오전 9시를 기해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소방청은 매년 '벌 쏘임 사고 예보제'를 운영 중이다. 최근 3년간 통계를 기반으로 위험지수가 50이 초과하면 주의보, 80을 넘어서면 경보를 발령한다.
소방청이 벌 쏘임 사고 주의를 강조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관련 사고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소방청이 최근 발간한 '2022년 소방연보'에 따르면 벌 및 벌집 제거를 위한 119생활안전출동은 2019년 17만2055건을 기록했다가, 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 13만6438건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1년 20만310건으로 급증해 지난해 19만3986건을 기록했다.
벌 쏘임으로 인한 사망자도 2019명 9명에서 2020명 7명으로 줄었다가, 2021년과 지난해 각각 11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벌써 3명이 사망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에는 야외 활동이 줄어 들면서 벌 쏘임 사고도 같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엔데믹 이후 다시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관련한 사고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벌 쏘임 사고는 119 구조건수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19 사고종별 구조건수를 보면 전체 64만99건 중 '벌(집) 제거' 구조건수가 10만6287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해 119 구조건수 16.6%가 벌과 관련된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8만7860건인 화재나, 5만3건인 교통 관련 구조건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소방청은 벌이 어두운 계통의 옷,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에 더 큰 공격성을 보이기 때문에 야외활동 시 밝은색 계열의 옷과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벌집과 접촉하면 머리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피해야 한다. 김학근 소방청 구조과장은 "20m 이상 떨어지면 벌의 공격이 줄어든다"며 "특히 머리는 신체 중 가장 중요하고, 벌의 공격 성향이 가장 높은 검은색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감싸고 신속히 벌집에서 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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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벌 쏘임 사망 사고의 경우 79%가 쏘임 후 1시간 이내 사망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빠른 119신고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 과장은 "공격성이 높은 말벌의 경우 가장 무서운 것이 '과민성 쇼크'"라며 "벌 독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개인마다 편차가 있고, 누가 쇼크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벌에 쏘이면 최대한 빨리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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