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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최대수출국 '中→美' 가능할까...19년만에 최소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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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출 1위인 중국과 2위인 미국의 격차가 19년 만에 최소폭으로 좁혀졌다. 중국 경제와 반도체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대미 자동차 수출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수십년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린 '중국·반도체' 대신 '미국·자동차'가 최근 수출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 머지않은 시기에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반도체 등의 경기 부진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 향상과 미국 중심의 대중 수출 규제 등을 고려하면 과거 같은 중국 수출을 기대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줄고 반도체 수출이 더 감소하면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다시 우리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할 수 있지만, 굳어진 수출·경제구조가 쉽게 바뀌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이 많다.


[Why&Next]최대수출국 '中→美' 가능할까...19년만에 최소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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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中 수출…미국 다시 '최대 수출국' 될까

27일 한국은행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 수출은 중국이 306억577만달러, 미국이 282억4743만달러로 격차가 23억5833만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2004년 4분기 18억1421만달러 이후 약 19년 만에 최소폭이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2003년 3분기 중국(93억1747만달러)이 미국(81억1756만달러)을 역전한 뒤 단 한 번도 '중국-미국' 수출 순위가 뒤바뀐 적이 없다. 2010년 이후로는 중국 수출의존도가 더 커지면서 미·중 격차가 250억달러(2018년 3분기) 가까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 수출이 고점을 찍었던 2021년 4분기(450억3098만달러)에도 미국 수출액은 249억8797만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던 미국과 중국의 수출 격차가 최근 가파르게 좁혀지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 봐도 추세 변화가 뚜렷하다. 지난해 9월 이후 중국 수출이 급격히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 수출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미·중 수출 역전 직후인 2004년 이후 수출 추세선이 가장 근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3월 156억4233만달러에서 최근 100억달러 안팎으로 줄었고, 미국은 2020년 5월 45억8935만달러에서 95억달러대까지 늘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중국 경제 부진과 미국 자동차 수출 호재다.


중국은 자국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제조업 재고가 쌓이면서 IT 품목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수입 수요가 부진하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으로선 중국 경기 부진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 수출이 감소한 요인은 중국 자체의 수요 감소가 64.7%, 중국 내 경쟁력 약화가 35.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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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국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경기 둔화가 크지 않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시행으로 공장 건설이 크게 늘고 휴대폰, 기계류 등의 수입 수요도 좋은 상황이다.


특히 대미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 2분기 민간소비와 투자가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 순수출이 개선되며 실질 GDP가 0.6% 성장했는데, 여기에도 자동차 수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미국 등 자동차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우리 수출의 확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 미국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지난 4월 1~10일 관세청 발표 통계에선 20년 만에 대미 수출(30억4500만달러)이 대중 수출(26억6600만달러)을 앞지르기도 했다. 월 기준으로 최근 미·중 수출 차이는 수억달러에 불과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수출) 구조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 수출국 순위가 바뀔 수 있다"며 "중국이 경제를 개방하면서 우리가 대중 수출을 크게 늘렸었는데 지금은 중국이 기술적으로 많이 발전해 팔 수 있는 물건이 많이 없다. 무역 구조의 전환기"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 구조가 바뀌고 있는 것도 변수다.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할 경우 사전에 허가받도록 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수출 기업에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정부가 대중 수출 규제를 더 강화하거나 한국 반도체 기업을 예외로 해주지 않으면 앞으로 대출 수출 타격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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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국 1위 미국?…전문가들 "당장 쉽지 않아"

다만 지금 시점에선 여전히 최대 수출국 역전은 하나의 '가능성' 정도에 불과하다. 한은 역시 최근 중국과 미국의 수출 격차가 좁혀지는 것만으로는 최대수출국이 바뀔 거라고 전망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우선 대중 수출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경기적 요인이 하반기부터는 해소될 수 있다.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GDP 성장률이 시장 전망에 미치지 못하며 부진하지만,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어 하반기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한은도 3분기부터 중국 경기와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서 경기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며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는데, 글로벌 IT 경기 회복은 대중 수출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대중 수출 견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있다. 최근 미국 반도체 산업협회(SIA)는 성명을 통해 "중국 규제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추가 규제를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도 지금은 미국의 대중 규제에 동참하고 있으나 자국 수출 기업들의 타격이 커지면 동맹 전선에 균열이 갈 수 있다.


무엇보다 수십년간 구조적으로 구축된 중국, 반도체 중심 수출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 김상훈 한은 국제무역팀 차장은 "현재까지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IT 공급망이 확고한 상태"라며 "구조적 변화가 쉽게 일어나는 건 아니라서 장기적으로 (최대 수출국이) 어떻게 될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상위 5개 수출 품목은 전자기기, 자동차, 기계류, 광물성 연료 에너지, 플라스틱 순인데, 이 중에서도 전자기기가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 전자기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중국이다. 반면 대미 수출은 1위가 자동차이고, 다음이 전자기기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추진하는 정책은 자국에 수출하기보다는 회사가 미국에 직접 와서 공장을 세우고 생산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수출이 단기간에 중국을 넘어서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또 세계 경기가 좋아지고 중국 수출이 늘면 그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교수는 "물론 중국이 반도체 기술력을 더 발전시키면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던 부분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것"이라며 "우리도 고부가가치 산업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는 "중국 수출 감소는 곧 경제 위기"라며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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