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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10배 늘렸더니 저출산 깨졌다"…기적을 만든 日 나가레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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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대기 아동 '제로' 달성
지자체에서 직접 원아 픽업 서비스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인구 감소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일본에서 6년 연속 인구가 자연증가한 지역인 나가레야마시가 주목받고 있다. 시 당국과 주민들이 앞장서 육아 편의를 보장하는 정책에 방점을 찍은 결과, 출생자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시 주도로 어린이집을 기존의 10배 가까이 늘려 입학 대기를 없애고, 맞벌이 부모 대신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아이를 어린이집까지 등·하원시키는 픽업 서비스를 실시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일본 안팎에서도 저출산 대책의 모범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들과 인사 중인 이자키 요시하루 시장.(사진출처=이자키 시장 SNS)

아이들과 인사 중인 이자키 요시하루 시장.(사진출처=이자키 시장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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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아사히신문은 총무성의 올해 1월1일 기준 인구 발표를 인용, 지바현 나가레야마시의 인구가 출생자 수가 사망자 수를 221명 웃돌아 자연 증가인원으로 6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전체로 보면 이번 발표에서 일본의 인구는 전년대비 80만명 이상 줄어 역대 최다로 감소했는데, 나가레야마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일본 언론도 이같은 기적에 대해 주목했고, 이는 맞벌이 부부의 육아 고민을 고려한 대책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03년 이자키 요시하루 시장이 당선된 이후 육아 정책이 대폭 강화됐다. 이자키 시장은 취임 이듬해 시청에 마케팅과를 설치해 홍보 활동을 개시했다. '어머니가 된다면, 나가레야마시','아버지가 된다면, 나가레야마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어 육아정책 홍보에 나섰다.


행정 지원도 대폭 강화해 2010년 17개이던 나가레야마시의 어린이집 수를 올해 기준 102개로 10배 가까이 대폭 늘렸다. 덕분에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려는 부모는 누구나 대기 기간 없이 아이를 등원시킬 수 있는 '대기 아동 제로'를 달성했다.

나가레야마시의 전경. 아이를 데리고 외출한 부부들이 눈에 띈다.(사진출처=이자키 요시하루 나가레야마시장 SNS)

나가레야마시의 전경. 아이를 데리고 외출한 부부들이 눈에 띈다.(사진출처=이자키 요시하루 나가레야마시장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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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를 위해 아이를 어린이집까지 등·하원 시키는 '픽업 보육 시스템'도 마련했다. 자택에서 어린이집까지의 거리가 500m 이상 떨어져 있고, 부모가 맞벌이라 어린이집 등원 시간에 아이를 바래다줄 수 없는 경우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일부 역에 픽업 스테이션을 마련해 부모가 출근하다 아이를 역에 데려다주면 시에서 알아서 버스로 아이들을 등·하원 시킨다. 등원의 경우 오전 7시에서 7시 50분 사이 출근 시간에 부모가 아이를 역에 맡기면, 8시쯤 시에서 마련한 버스가 아이를 태워 어린이집을 향해 이동하고, 등원시킨다. 이용 요금은 1일 100엔, 월 2000엔(1만8000원)이다.


나가레야마시의 픽업 스테이션 안내도. 자택에서 부모가 역까지 아이를 데려다주면 이후에는 지자체가 아이들을 어린이집까지 등원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출처=나가레야마시 픽업 스테이션 홈페이지)

나가레야마시의 픽업 스테이션 안내도. 자택에서 부모가 역까지 아이를 데려다주면 이후에는 지자체가 아이들을 어린이집까지 등원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출처=나가레야마시 픽업 스테이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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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3040 부모를 타깃으로 퇴근 이후 역에 맥주를 한잔할 수 있는 야시장을 1년에 4차례 시에서 마련하는 등 부모를 위한 이벤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맞벌이 부부도 아이 키우기 좋은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나가레야마시에 전입한 30대 인구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만3495명 늘었고, 10세 미만 어린이 세대도 7805명 늘었다. 고령화가 문제가 되는 일본이지만, 이곳은 지난 4월 기준 10세 미만 어린이가 70대 노인 숫자보다 1700여명 웃도는 곳이 됐다. '맥도날드 해피 밀 세트가 가장 많이 팔리는 곳' 등의 별명에 이어 현재 이곳은 '일본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로 불린다.


나가레야마시 관계자는 "지원이 필요한 대상을 명확히 하고 와 닿기 쉽게 시의 정책을 전해 온 것이 인구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에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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