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약정 계약 인정 안 돼"→2심 "개인적으로 체결된 계약"
대법 "선 전 회장 급여 소송 뒤 약정금 계산 다시"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벌인 400억원대 약정금 반환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다만 선 전 회장에게 이미 지급된 임금과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 결과에 따라 선 전 회장이 받을 약정금의 액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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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3일 선 전 회장이 하이마트 매각과 관련해 유 회장을 상대로 약정금 400억과 증여세 60억여원을 달라며 낸 소송 상고심에서 유 회장이 선 전 회장에게 200여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선 전 회장은 2007년 하이마트를 매각하기로 하고, 인수전에 참여한 7개 사 중 유 회장을 지지하고 회사를 유진그룹에 넘겼다. 선 전 회장은 그러면서 유진하이마트홀딩스 증자에 참여하고 하이마트 경영을 맡는 조건으로 유 회장으로부터 400억원을 받기로 약정도 맺었다.


2011년 유진그룹은 유 회장을 하이마트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하겠다며 선 전 회장에게 동의를 구했는데, 선 전 회장이 반대하면서 양측은 등을 돌렸다. 갈등이 심해지자 양측 모두 회사에서 손을 뗐고 하이마트는 롯데그룹에 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선 전 회장은 유 회장을 상대로 약정금과 증여세 등 460억여원을 달라며 2017년 소송을 냈다. 1심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할 테니 대가를 달라는 약정을 주식 매매계약 뒤에 맺는 것은 선후관계가 뒤바뀐 것이므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약정금 계약이 선 전 회장과 유 회장 사이에 개인적으로 체결된 계약이라고 봤다. 2심 재판부는 "개인으로서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것이고, 원고와 피고가 당사자로 분명히 기재돼 있고 서명과 간인까지 돼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유 회장이 선 전 회장에게 지급해야 할 약정금을 203억원만 인정했다.


대법원은 유 회장이 선 전 회장에게 약정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 판단에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다만 약정금에서 공제할 급여의 적정성에 대한 다툼이 있더라도 유 회장이 부담할 약정금 지급범위가 달라질 수 없다고 본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선 전 회장에게 적법한 절차에 따라 유효하게 지급된 급여가 아니라면, 선 전 회장은 이를 유진그룹에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고, 반환한 급여만큼 유진그룹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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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선 전 회장은 하이마트 매각 과정에서 회사에 수천억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5년이 대법원에서 확정됐지만, 선고 직후인 2021년 8월 미국으로 출국해 자취를 감췄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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