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압박하는 與
민주당 내 신중론도…"그때그때 판단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당 차원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가 나왔다. 민주당 혁신위가 23일 첫 쇄신 카드로 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과 향후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면서다.


이번 혁신위의 당론 채택 요구는 당의 도덕성 회복을 위한 첫 쇄신 카드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논란 등으로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방탄 정당' 프레임으로 연일 민주당을 압박해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당 의원들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한 일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조금이라도 혁신 의지가 있다면 오늘 중으로라도 만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함께 서명하자"고 말했다.


연달아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서 방탄 정당 이미지가 고착된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 지난해 12월 노웅래 의원, 지난 2월 이 대표, 지난 12일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까지 이 대표 취임 후 민주당 의원 네 명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반면 당시 국민의힘이었던 하영제 무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지난 3월 가결됐다.

혁신위의 불체포특권 포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혁신위를 통한 쇄신 작업이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 혁신위원회 윤형중·김남희 대변인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 2차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민주당 혁신위원회 윤형중·김남희 대변인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 2차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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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도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는 압박이 나온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대해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며 "민주당 당 차원으로 확대해야 한다. 의원총회에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불체포특권 포기는) 이 대표의 대통령 후보 공약이기도 했는데 이를 뒤집고 방탄화하다 보니 민주당에 대한 신뢰와 지지도가 떨어지게 된 것은 평가해 봐야 할 문제"라면서 "민주당 의원 167명이 100% 당론으로 (정하는 것은) 사실 모여서 결정하면 하루면 될 문제"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불체포특권 포기 요구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19일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불체포특권 포기 당론에 신중론을 펼쳐왔다.


4선 중진인 우원식 의원은 지난 21일 BBS 라디오에서 "검찰이 부당한 권력 행사를 얼마나 더 할 것이냐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모두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갑석 최고위원 역시 같은 날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는 본인의 사법적 문제에 불체포특권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고, 그 외 다른 의원들은 구속 사유와 국민 눈높이를 종합적으로 봐서 그때그때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혁신위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당론 채택 요구가 선언적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언과 서약에는 법적 구속력이 따르지 않기 때문에 추후 상황이 변하면 입장을 선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년 5월29일에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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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은 지적에 대해 "혁신위는 법률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가 아니다"라며 "정당의 역할과 정당 신뢰를 회복하는 목표를 위해 당이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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