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0여개국 외채 절반 차지
일대일로 일환으로 차관 내줘
IMF에 손실 떠안기 요구
IMF, 中 눈치에 한발 물러서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스리랑카와 파키스탄 등 개발도상국의 채무 문제가 큰 이슈로 부상했습니다. 중국이 내준 차관이 개도국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개도국이 이를 갚지 못하는 처지에 처하면서 중국의 경제 식민지화 우려가 커진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개도국의 부채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IMF에 연신 비판을 퍼붓고 있습니다.

IMF의 노력에도 개도국의 부채 문제는 좀처럼 큰 차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개도국이 어떻게 막대한 빚을 떠안게 됐는지, 그리고 IMF가 어떤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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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차관 미끼로 경제 종속…외채 절반 차지

현재 국제사회는 개도국의 부채를 덜어주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한국, 일본 등 22개국이 속한 파리클럽은 올 초 중국에 스리랑카의 부채 경감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중국의 노력을 촉구하는 이유는 10여개 최빈국이 현재 중국이 놓은 빚의 덫에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AP통신이 잠비아와 우간다, 가나, 콩고민주공화국, 몽골, 파키스탄 등 12개 국가들의 채무 상황을 분석한 결과 이를 국가의 외채 50% 이상이 중국에게 진 빚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국가들은 정부 세수의 3분의 1 이상을 부채 상환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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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잠비아와 스리랑카는 항만과 광산 건설 대출금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있습니다. 케냐는 부채 상환 때문에 공무원 수천 명의 급여가 밀리는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벼랑 끝에 몰렸던 스리랑카는 IMF의 구제 금융 지원이 시작되면서 74%까지 치솟았던 월 물가상승률이 22%대로 진정되는 등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막대한 차관 살포는 중국의 해외 인프라 개발 사업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이니셔티브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중국은 상환 여력이 없는 국가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내주며 개도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해왔습니다. 중국이 2000년 이후 개발도상국에 뿌린 차관만 총 2400억달러(312조48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같은 기간 IMF가 지출한 액수인 1440억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입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결국 국제사회도 중국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중국이 차관을 미끼로 개도국을 자국 경제에 종속시키는 행태를 두고 볼 수만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은 최빈국의 채무 조정을 위해 '공동프레임워크'를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IMF, 中 눈치에 부채조정 압박 주저…中 부채 공개 꺼려

문제는 중국이 부채 탕감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지난달 공동프레임워크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며 겉으로는 채무 조정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습니다. 오히려 채무 상환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중국이 차관을 내준 개도국에 대출 규모나 조건에 대해 비밀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며 다른 국가들이 지원에 나서는 것조차 막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중국 측은 IMF가 부채 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떠안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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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구조조정을 위해 IMF가 적극 나서야 할 판인데, IMF는 어째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입니다. IMF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중국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꺼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IMF가 중국과 다른 채권자들 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IMF는 개도국의 부채를 구조조정을 하게 될 경우 최대 채권국 중국과 그 외의 채무자 사이에서 다툼이 일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현재 IMF의 구제금융을 기다리고 있는 잠비아의 경우 중국에 빚을 갚고자, 대외 부채 상환을 위해 마련한 자금의 80%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잠비아는 디폴트에 빠진 이후에도 국내 시장에서 역내 통화표시 채권을 발행해왔는데요. 이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잠비아가 중국에만 빚을 갚아버릴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또는 IMF가 채권에 대한 손실도 떠안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돈글돈글]"눈치보는 IMF, 떼쓰는 中"…개도국, 빚쟁이 신세 못면해 원본보기 아이콘

이런 이유로 IMF는 자칫 중국과 채권자 사이에 큰 다툼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의 의장인 마크 소벨은 "IMF는 중국의 부채 조정에 있어 훨씬 더 노골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며 "IMF는 채권자와 채권국 간에 싸움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구조조정 조건만 제시한 채 뒤로 물러서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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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빈곤국들은 중국의 훼방과 IMF의 모호한 태도로 부채 조정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개도국들의 빚 상환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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