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자체에 대한 평가 좋지만
암표 거래·셀럽 특혜 뒷말 많아
얼마 전 브루노 마스가 내한공연을 다녀갔다. 이 시대 최고의 팝스타 중 한 명인 데다 노래와 패션까지 워낙 화려한 스타일이라 많은 기대를 모았고,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나는 아예 예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이런저런 공연에 참 많이도 갔고, 내가 직접 공개방송을 연출하는 일도 잦았는데, 요즘은 둘 다 뜸하다. 방송국 피디의 인맥을 이용해 공연 티켓을 구하는 일도 공정하지 않은 것 같아 찜찜하고(그렇게 하고 싶어도 쉽지 않고), 방송국 공개방송은 코로나19 이후 확연히 줄어들었다.
이번 공연은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평가가 좋아 보인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많았다는 것이 중론인 듯하다. 나도 직캠 영상을 비롯해 실제 공연 시간보다 더 오래 영상을 봤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세션 연주나 무대 연출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했다. 예매 전쟁에 뛰어들어 행운을 기대해볼 걸 그랬나 후회도 들었다. 특히 브루노 마스가 직접 기타를 연주하는 부분(Billionaire를 부르기 전 인트로)이 인상적이었는데, 전설적인 가수이자 영감 넘치는 기타리스트였던 프린스의 모습이 겹쳐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공연 내용이 아닌 다른 것들과 관련해 여러 가지 뒷말이 나왔다. 먼저, 암표 논란이다. 주최 측에서는 철저하게 암표를 막겠다고 했지만 암표를 사고파는 글이 숱하게 올라왔다. 8연석(이어진 8개 자리)을 무려 1억8000만원에 파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가격이 뛰었다. 게시물은 봤는데, 실제 그 가격에 거래가 됐는지는 모르겠다. 연예인과 재벌 등등 이른바 셀럽들이 가장 좋은 자리인 메인 그라운드 구역을 차지하고 공연을 본 사실이 알려져 일반 팬들이 박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다들 어찌나 열심히 인증사진을 올렸는지 감추고 들키고 할 것도 없었다. 공연 주최사인 현대카드의 정태영 부회장이 직접 나서 해명했으나 일반인들에게는 무대조차 보이지 않는 자리를 팔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차별대우 논란은 더 커졌다. 환불 조치가 이루어졌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물론 그런 자리임을 미리 공지하고 많이 할인된 가격으로 파는 경우도 있다.
공연에 가고 싶었지만 못 간 분들은 이미 나처럼 영상을 찾아봤을 테다. 브루노 마스는 이미 무수히 많은 공연을 펼쳤고 깔끔하게 편집된 실황 영상도 차고 넘친다. 수많은 공연 영상 중에서 이 칼럼 독자들을 위해 하나만 추천하자면 2016년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을 꼽겠다. 미국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북미프로풋볼(NFL) 결승전은 전통적으로 하프타임에 최고의 팝가수들이 짧은 공연을 보여주는데, 브루노 마스도 몇 차례 이 자리에 섰다. 2014년 공연도 멋졌지만 2016년에는 그룹 콜드플레이, 비욘세와 함께 합동공연을 선사했는데 팝 음악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축복이었다. 여러 가지 버전이 있는데, 조회수 1억뷰가 넘은 13분짜리 NFL 공식 영상을 찾아보시길. 이날의 엄청난 열기를 제대로 느끼려면 가능한 큰 화면과 큰 음량으로 감상하면 좋다.
아무리 멋진 영상이 있다 해도 역시 공연은 현장에서 봐야 제맛이다. 브루노 마스가 언제 또 올지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나도 도전해봐야지. 그때는 정신 나간 가격까지 치솟는 암표나 셀럽 특혜 논란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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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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