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20억 '가짜 거북선'…잡음 끝에 결국 철거 위기
154만원에 낙찰됐으나 인도절차 안 이뤄져
낙찰자, 연장 요청했으나 시는 "계약 준수"
혈세 20억 원을 들여 제작했지만 154만원에 낙찰된 이른바 '거제 짝퉁 거북선'이 철거 위기에 놓였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공개 입찰을 통해 매각된 거북선이 한 달이 지나도록 인도가 되지 않고 있다.
"사유지 용도변경 필요, 인도 연장해달라"vs"계약에 따라 오는 25일 철거"
경남 거제시 관계자는 "거북선 1호의 입찰자가 아직 인도하고 있지 않다"며 "계약에 따라 이달 26일까지 이전하지 않으면 철거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계약에 따르면 대금 완납 이후 30일 이내인 6월 25일까지 일운면 조선해양문화관 광장에 있는 거북선을 이전하지 않으면 계약은 취소된다.
하지만 입찰자는 "인도 시기를 연장해달라"라고 시에 통보한 상태로 전해진다. 낙찰 대금은 모두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입찰자는 거제 일운면 '황제의 길'인근 사유지에 거북선을 옮겨 교육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었지만, 이곳은 한려해상국립공원지역이라 공원계획 변경 없이는 거북선을 옮길 수 없다.
시 관계자는 "입찰자가 자신의 사유지에 해당 거북선을 이전하려고 하는데 그곳이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이라 거북선을 설치하려면 부지 용도변경 신청을 해야한다"며 "이렇게 되면 수개월이 소요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많고 계약에 따라 26일 이후 철거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안전상의 이유도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당시 파손됐던 거북선 선미(꼬리)가 무너지는 일이 있었다. 특히 올해 강력한 태풍이 한반도를 상륙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추가 파손의 우려가 있다. 이에 시는 매각이 무산되면 여름 태풍·재해 시기가 찾아오기 전에 철거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무게만 100t, 이동 비용 1억…'골치'
거북선의 모습이 갑판 전체에 지붕을 둥글게 씌운 형태가 아닌 중앙 갑판 부분에 판자를 세우고 지붕을 올려 한 층을 더 쌓은 구조라는 주장이 지난 3월 제기됐다. 채연석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장(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1795년 편찬된 '이충무공전서'에 담긴 거북선 설계자료 '귀선도설'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며, 19세기에 실제 이를 활용해 거북선을 만들었다는 근거가 될 만한 상소 기록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의 상상도 [사진출처[유클리드소프트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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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거제 임진란 거북선은 2010년 경남도 이순신 프로젝트 일환으로 제작됐다. 국비와 도비 총 20억원이 투입돼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 크기의 3층 구조로 제작됐다.
하지만 거북선 제작에 수입 목재를 섞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른바 '짝퉁 거북선' 논란이 일었다.
당시 거북선과 판옥선 건조를 맡은 한 업체는 국산 소나무를 사용하도록 한 시방서와 달리 80% 넘게 수입 목재를 써 약 1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이에 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또 방부 처리를 소홀히 해 목재가 심하게 부식되거나 뒤틀리기도 했다.
각종 논란 끝에 2011년 이 거북선을 인계받은 거제시는 그동안 유지보수를 위해 2015년부터 약 1억 5000만원을 투입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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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거제시가 매각을 시도했지만, 무게가 100t이 넘고 이동 비용도 1억 정도로 추산돼 7번이나 입찰이 취소되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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