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연말에 물가상승률이 2%대로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으면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3%대로 가는 것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물가 전망과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총재는 최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가격 인하 압박에 나선 것에 대해선 "원자재가격이 많이 떨어졌으니 거기 맞춰 기업들도 고통을 분담해달라는 정치적 말씀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추 부총리는 전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 (라면 가격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으로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가 기업에 가격 하락을 압박한 셈이다.

이 총재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에는 "추세적으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지 않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아직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 총재, 김웅 부총재보, 최창호 조사국장과의 질의응답 내용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 (사진제공=한국은행)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 (사진제공=한국은행)

원본보기 아이콘

-6월과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2%대를 기록할 것 같다고 했는데, 8월부터는 다시 3%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나.

▲(조사국장)6월과 7월에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이 2%대를 기록할 가능성 크다. 지난해 상반기에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류 가격이 올랐는데 최근에는 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올라간다고 가정했다. 왜냐면 중국 리오프닝을 국제유가 상방 요인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는 8월 이후 물가상승률을 올리는 요인이다. 따라서 6~7월에 (물가상승률이) 떨어졌다가 그 이후 올라가 연말에 3% 내외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

▲(총재)장기 인플레이션율은 2%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본다. 하반기에 물가가 저희 예상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면 정책 대응이 필요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징후를 보이고 있지 않다.


-호주와 캐나다는 근원물가가 다시 높아지면서 재차 금리인상에 나섰다. 우리나라 근원물가 상승률이 반등한다면 우리도 그럴 수 있나.

▲(총재)근원물가는 (향후) 2~3개월은 경직적이고 그 뒤 떨어지는 모습을 보일 텐데 그 이후 반등할지는 지켜봐야한다. 근원물가가 반등하면 금리인상에 나서느냐는 질문에는 원론적으로 답변할 수밖에 없다. 호주, 캐나다의 경우는 물가상승률이나 근원물가 상승률이 5% 이상 넘어갔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점도표를 보면 내년 말이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한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진 금리인하가 없다는 입장인데 내년 언제쯤이면 목표에 수렴하는 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나.

▲(총재)1년 뒤 금리 수준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기엔 준비가 덜 돼 있다. 연말이 돼서 2%대 목표로 물가상승률이 충분히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으면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3%대로 가는 것도 봐야 한다.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 정책의 무게중심을 물가안정에서 경기대응으로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금리인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어떤 입장인가. 또 하반기에도 한은과 정부의 정책 공조가 잘 이뤄질 수 있다고 보나.

▲(부총재보)저희는 경기 전망에 대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란 입장을 유지 중이다. 그동안 나빴던건 대중 수출과 반도체 수출도 약간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무게중심을) 경기대응으로 옮긴다는 것은 언론에만 나온 것 같고 사실확인은 안된다.

▲(총재)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정부와 한은의 정책 공조는 매우 잘되고 있고 계속해서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고 원·엔 환율도 800원대로 진입했다. 부총리가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을 언급했는데 원화 약세가 아닌 상황에서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나.

▲(총재)한일 통화스와프는 경제적 요인보다는 한국과 일본의 국제 관계 정상화, 경제협력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다. 꼭 환율 안정성이 아니라도 한일간 경제교류, 기업 투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일종의 (양국) 경제 관계가 다시 회복됐다는 상징적 중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창호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최창호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원본보기 아이콘

-공공서비스 물가가 1%대로 낮다. 정부가 물가상승률을 누르고 있는 측면이 있나. 또 어제 추경호 부총리가 라면가격 인하를 언급했는데 어떻게 봐야 하나.

▲(총재)물가가 빠르게 상승할 땐 어느나라나 생필품 등 가격을 관리한다. 지난해 물가상승이 빠를 때 정부가 부득이하게 특정 품목은 수급조정을 통해서 물가를 관리했다. 에너지 가격 등도 해외에 비하면 우리가 덜 올린 편이다. 거기서 얻는 혜택이 있지만 정부 재정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점차 정상화 돼야 한다. 라면가격 인하 요청은 물가가 (최근) 많이 떨어지는 국면에서 전세계적으로 보면 기업의 마진이 많이 올라갔다.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차원에서 기업들도 원자재가격이 많이 떨어졌으니 거기 맞춰 고통을 분담해달라는 정치적 말씀으로 해석하고 있다.


-4~5월 가계대출 증가는 단기적인 현상으로 보나.

▲(총재)가계대출이나 부동산 대출이 늘어난 건 주의깊게 보고 있다. 금리수준이 상당히 올랐음에도 최근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이 (정부) 지원책에 의한 단기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다시 추세적으로 자리잡는 것인지 보고 있다. 만일 가계부채 증가가 추세적으로 자리잡을 위험이 있다면 한은 뿐 아니라 기재부 등 모두가 더 늘어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Fed가 점도표에서 금리를 올해 두 번 더 올리는 것으로 가정했는데 한은이 생각하는 Fed의 금리 전망도 달라지나.

▲(총재)Fed가 두 번 정도 더 올릴 거라고 했는데 시장에선 한번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두번이 될지는 불확실하다. 지난번 (전망 때) 저희는 한번은 확실히 올라간다고 가정했고, 두 번 (올린다는 것)은 새로운 뉴스인 건 맞다. Fed가 어떤 패턴을 보일지 지켜봐야한다. Fed 금리 결정에 저희가 기계적으로 움직이는건 아니다. 환율이나 자본흐름에 미칠 영향, 우리나라의 여러 변수 등 너무 많은 변수가 있다.

AD

-앞으로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현상이 생긴다면 한은의 근원물가 전망에도 변화가 있을까.

▲(총재)지난 연말이나 (올해) 연초만 해도 부동산 경착륙을 걱정했다.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15~17% 떨어지다가 최근 (하락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은행권 중심으로 부동산 담보대출이 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가계대출이 늘고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다고 보는건 성급하다. 부동산 가격이 금방 올라가는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