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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찾은 美블링컨, '가드레일' 논의...대만 등 입장차도 확인(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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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 외교수장이 베이징에서 만나 두 나라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가드레일(안전장치)’ 등에 대해 의논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소통 채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한편,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워싱턴DC로 초청했다. 다만 양측은 대만 등 주요 현안을 둔 근본적인 입장차가 여전함도 확인했다.


블링컨 장관과 친강 부장은 이날 오후 2시35분부터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회담과 업무 만찬을 포함해 총 8시간에 가까운 ‘마라톤 회담’을 진행했다.

양측은 양국 국기 앞에서 악수하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 후 곧바로 회담에 들어섰다. 통상 회담 전 공개하는 모두 발언은 생략됐다. 올 초 정찰풍선 사태부터 대만, 반도체 등 주요 현안에 이르기까지 미·중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을 감안, 양측 모두 공개적인 외교적 언사를 꺼린 것으로 보인다. 미·중 외교라인 핵심담당자들이 각 8명씩 배석한 이날 회담은 예정보다 1시간 길어진 5시간30분동안 진행됐고, 저녁 8시25분께부터 약 2시간에 걸친 업무 만찬으로 전환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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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고위급 회담…가드레일 논의, 소통 복원에 우선순위

미 국무장관의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인 2018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장관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번 회담을 대만, 반도체 등을 두고 양국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양국 관계가 개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렸다. 당초 블링컨 장관은 지난 2월 초 중국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중국 정찰풍선이 미 영공을 침범하면서 무기한 연기됐었다.


양국 외교수장은 이번 회담에서 고조되는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미·중 고위급 소통 복원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대만 해협의 긴장 고조 상황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양측 입장과 상호 ‘마지노선’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충돌 방지를 위한 가드레일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경우, 중국을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한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으로 선회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가드레일 구축 필요성을 확인한 상태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직후 공개된 성명에서 블링컨 장관이 친강 부장과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은 오해와 오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외교와 폭 넓은 현안에 대한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서 “우려가 되는 몇 현안뿐 아니라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양국이 공유하는 초국가적 현안에서 협력을 모색할 기회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측은 미국과 중국 국민 간 교류 촉진의 중요성을 주목했다”면서 “블링컨 장관은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친 부장을 워싱턴DC로 초청했으며 양측은 서로 적절한 시기에 답방 일정을 잡기로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양측은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합의한 중요한 합의를 공동으로 이행하고 이견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며 대화와 교류,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친 부장이 미국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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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입장차도 확인

다만 양측의 근본적인 입장차도 재확인됐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미국민의 이익과 가치를 항상 옹호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소통 복원에 우선순위를 두면서도 '경쟁'에 방점을 찍은 미·중 관계, 동맹국을 규합한 중국 견제라는 기본 기조를 재확인한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으로 가는 길에 박진 외교부 장관 등 한일 외무장관과 각각 전화 통화를 갖고 한미일 공조 의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 또한 미국측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 부장은 “현재 중·미관계는 수교 이래 최저점에 놓여있다”며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의 가장 중대한 문제이자 가장 두드러진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 관련 약속 이행과 함께 '핵심이익'과 관련한 입장,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그간 중국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선 디커플링을 포함한 미국의 대중 적대정책부터 중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었다.


결국 이번 회담에서 미·중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돌파구는 찾기 어려웠고 이는 당초 예상대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근본적인 입장차이는 이번 방중을 앞두고 양측에서도 기대감이 그리 높지 않았던 이유기도 하다. 양국 고위당직자들도 일찌감치 이번 회담에 대해 갈등이 무력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소통 창구를 지속해서 열어두는 한편,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수준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고해왔었다.


국제위기그룹의 아만다 샤오 중국선임애널리스트는 악시오스에 "근본적인 문제는 서로 다른 비전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보다 명확한 가드레일을 설정하고 협력 영역을 식별함으로써 경쟁 갈등의 위험을 낮추려고 한다"면서 "하지만 중국은 이를 원하지 않는다. 수반되는 리스크를 분명히 하고자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블링컨, 시진핑 만날까

이제 관심사는 블링컨 장관이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할지 여부다.


블링컨 장관은 방중 마지막 날인 19일 왕이 위원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시 주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블링컨 장관이 19일 시 주석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시 주석이 블링컨 장관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많은 것들은 일요일(18일)과 월요일 오전(19일)까지의 회의들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폼페이오 전 장관 역시 2018년 방중 당시 시 주석을 예방했었다.


예방이 성사될 경우 오는 11월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2차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에 대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몇 달 내에 시 주석을 다시 만나 양국 간 합법적 차이점과 어떻게 서로 잘 지낼 수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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