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애틀 한인부부 총격범 기소…“태아 살인혐의도 적용”
미국 시애틀에서 30대 한국인 부부가 ‘묻지마 총격’을 받아 만삭의 아내와 태아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총격범이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미 워싱턴주 킹카운티 검찰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총격범 코델 모리스 구스비(30)를 1급 살인 2건 및 살인 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구스비는 지난 13일 오전 11시 15분경 시애틀 번화가 벨타운 지역에서 차 안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30대 부부에게 갑자기 총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임신 8개월의 권모씨가 사망하고, 권씨의 남편이 부상을 입었다. 태아는 권씨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응급 분만으로 태어났으나 곧 숨졌다. 이에 검찰은 태아에 대한 살인 혐의도 적용했다.
CCTV(폐쇄회로TV) 등을 확인한 결과 이날 권씨 부부는 신호 대기 중 총격을 가한 남성을 자극하지도 않았으며 아무 대화도 없었음에도, 총격범은 차량 운전석 창문을 향해 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드리언 디아즈 시애틀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내가 26년간 근무한 이래 최악의 사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총격범 구스비는 2017년 일리노이에서 살상 무기에 의한 전과 기록이 있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스비가 범행에 사용한 총은 인근 레이크우드에서 도난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검찰과 경찰은 그의 범행 동기를 조사하는 가운데, 어떻게 총기를 소지하게 됐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한편 피해자의 지인들은 미국의 성금 모음 사이트인 ‘고펀드미’에 유족들이 장례식을 위해 미국에 올 수 있도록 사연을 올렸고, 하루만에 13만7000달러(약 1억7500만원)가 모였다. 16일 오후 2시 기준으로 2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애도의 글과 함께 기부했다.
한 기부자는 “젊은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남은 큰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애도를 전했다.
이어 “일반 시민의 생명보다 범죄자의 권리를 중시하는 잘못된 사법제도에 분노한다”며 “피해자가 아시아계라 주요 언론사 헤드라인에 나오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세상이 참 잔인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시애틀타임스는 사망한 권씨에 대해 “이타적이고 매일 성실히 일하는 사람”이라는 이웃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권씨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 옆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마이클 호일씨는 “그녀는 항상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가게에 나와 우리가 지나칠 때마다 배려심 있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며 “지금 우리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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