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갈등 '사드' 악몽 재연?…"관계 재정립 기회"
싱하이밍 돌발 발언, 한중 강대강 대치
"비대칭, 불균형적 한중관계 정상화해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돌발 발언을 계기로 한중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었다. 양국 외교당국이 상대국 대사를 '초치'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나서 싱 대사의 발언을 비판하는 등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한중관계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때보다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한편, 한중관계를 재정립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싱 대사의 공개 발언이 외교적으로 부적절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싱하이밍 대사의 태도를 보면 외교관으로서 상호 존중이나 우호 증진의 태도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싱 대사의 부적절한 처신에 우리 국민이 불쾌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갈등의 도화선이 된 싱 대사의 발언은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 자리에서 나왔다. 싱 대사는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며 중국 패배에 베팅하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후 한중 양국은 서로 상대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한국 정부의 싱 대사에 대한 '적절한 조치' 요구에 중국 정부가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시하는 등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행해진 중국의 한한령 수위가 한층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 후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한령을 해제하지 않고 있다. 한국의 대중문화는 일체 중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양국의 문화 교류는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관광은 물론, 유통·게임·뷰티 등 산업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은 일부 한국 게임 서비스를 허가하거나 중국 동영상 플랫폼(OTT)에 몇몇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공개되는 등 한한령 완화 기류도 감지됐으나 싱 대사의 발언을 계기로 한한령 해제 분위기도 다시 얼어붙게 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한한령이 지속되더라도 과거만큼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제한적인 한한령이 있지만 커다란 대규모적인 한한령은 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중국 입장에서 자기들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건드릴 수 없다. 첨단 기술 부분은 중국이 필요하니까 절대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중 갈등이 평등하고 대등한 한중관계를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전가림 호서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 한중관계는)비대칭적이고 불균형적으로 진행됐는데 이것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며 "일국의 대사가 주재국의 정부에 대한 불쾌한 얘기를 서슴없이 떠들고 다니는 알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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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금 우리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중관계를) 정상적인 관계로 돌려놔야 한다는 것"이라며 "중국의 입장에 대해서 우리의 의사 표명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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