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경제-안보 필수
도전적 기술 혁신·국제협력 강화 급선무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계기로 우주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
지난달 25일 오후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직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한 말이다. 정확한 지적이다. 누리호의 성공은 사실 ‘출발점’에 불과하다. ‘우주 7대 강국’ 도약이나 ‘우주 경제 시대’ 개막 등 낯 간지러운 ‘국뽕’에만 취해 있어선 안 된다. 현실은 냉정하다. 발사체 기술 측면에서 누리호는 우주 강국들의 50년 전 수준도 안 된다. 경제성도 없다. 1㎏당 발사 비용이 3만2500달러 대로 민간 최강자 스페이스X의 20배가 넘는다. 우주 탐사·위성 분야, 부품·소재·위성 정보 활용 등 민간 우주 산업도 맹아 수준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의 의미는 물론 크다. 한재흥 카이스트(KAIST) 인공위성연구소장이 발사 직후 "(누리호로 위성을 발사해 보니)이코노미 타다가 퍼스트클래스 탄 것 같다"라고 한 말은 독자 발사체의 필요성을 가장 잘 표현했다. 우리나라 위성을 쏘는 데 남의 간섭을 받는 일은 이제 벗어나게 됐다. 돈 주고도 못 사는 국가 전략 기술을 확보했다.
한편에선 아직도 "왜 굳이 우주를?"이라고 되묻는 이들도 있다. 미국은 미확인비행물체(UFO)에서 외계인 기술을 습득한 것이 아니다. 옛 소련과 1960~1970년대 미친 듯이 벌였던 우주 개발 경쟁에서 얻은 마이크로칩 등 첨단기술 덕분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주는 인류의 경제 영역이 됐다. 미래·안보를 위해서도 우주 개척은 더이상 옵션이 아니다.
한국은 이제 시작이다. 독자적 영역과 국제 경쟁력 확보가 필수다. 우선 자체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 재활용 가능한 저비용 발사체로 신속히 나아가야 한다. 이미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시작됐지만 산·학·연이 힘을 합쳐 이른 시일 내 기술적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 한국은 튼튼한 제조업 기술·산업 기반과 반도체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갖췄다. 과감하고 집중적인 투자만 이뤄지면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 우주 탐사·위성 분야도 마찬가지다. 우주광업의 본거지 룩셈부르크, 화성 탐사 성공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약한 민간 위성 정보업체들이 모범 사례다. 규제 완화와 민간 산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 과감한 도전적 투자가 비결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우주 개발 협력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최근 한국을 찾은 재미교포 존 리 전 미 항공우주국(NASA) 고위 임원은 위성 제작과 발사체 기술력에 깜짝 놀라면서도 국제 협력 의지·수준에는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가진 기술과 시설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협력 분야를 찾아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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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창설될 가칭 ‘우주청’이 국제경쟁력 강화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 전문성·독립성을 갖추고 우주 분야 정책·행정을 주도하는 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산·학·연을 한곳으로 모아 우주기술의 ‘퀀텀 점프(quantum jump·대도약)’를 이끌어 내고 민간 우주 산업 활성화에 불을 지펴야 한다. 누리호 4~6차 발사체 체계 종합기업으로 선정돼 ‘한국의 스페이스X’로 주목받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도 주목된다. 다행히 한화 쪽도 의지가 있는 것 같다. 손재일 한화에어로 대표는 누리호 3차 발사 직후 "파괴적 기술을 개발할 생각이 있다. 산·학·연이 힘을 모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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