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에 사는 20대 여성의 집 안을 창문으로 들여다보고 택배상자를 뒤지던 3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주거침입 강간죄로 집행유예 상태였고 불안감을 느끼던 피해자가 집 밖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에 범행을 들켰다.

광주지법 형사9단독 임영실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6·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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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21년 9월부터 11월까지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20대 여성 B씨를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씨의 복도에서 창문을 통해 집 안을 들여다보거나 현관 앞을 5~10분간 서성이고 피해자의 택배도 뒤졌다.

같은 해 10월에는 피해자가 설치한 CCTV와 도어락을 계속 지켜보고, 약 2주 뒤 다시 피해자의 현관문 앞을 배회하며 집 안을 지켜봤다.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 B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 결국 주거지를 옮겼다.


A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죄(주거침입강간)로 집행유예 기간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담배를 피우려고 피해자의 집 앞까지 간 것이고 택배물이 잘못 온 적이 있어 겸사겸사 확인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와 B씨는 전혀 모르는 사이다.


A씨 측은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의 집을 지켜보는 행위를 한 것만으로는 스토킹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영실 판사는 "스토킹처벌법은 범죄 발생 초기 단계에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스토킹이 더욱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다"면서 "스토킹처벌법상 '지켜보는 행위'의 대상은 반드시 상대방(사람)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제출한 CCTV 영상과 증언은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피해자는 A씨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상당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성범죄로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질러 죄책 또한 가볍지 않다"라며 "이 사건 범행이 4회에 그친 점, 주거지를 지켜본 것 이외의 적극적인 스토킹 행위로 나아가지는 않은 것 등 모든 양형 요소를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토킹처벌법 제2조에 따르면 ‘스토킹 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 동거인, 가족들에 대해 일정한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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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처벌법에서는 다양한 스토킹 행위를 명시했는데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주거, 직장 등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 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 등을 두는 행위 ▲주거 등 또는 그 부근에 있는 물건 등을 훼손하는 행위’ 등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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