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리더십 한계왔나…직원 “4명 중 1명만 신뢰”

“효율성” 강조한 대규모 감축에
직원들 사기 저하와 혼란 겪어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연이은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이 9일(현지시간) 메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말 직원 설문 조사에서 ‘회사 리더십을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6%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조사의 31%보다 5%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스스로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는 응답은 43%로, 이 역시 지난해 조사보다 15%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경영진에 대한 신뢰와 사기 저하는 지난해와 올해 두 번에 걸친 대규모 구조조정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1만1000명의 직원을 해고한 메타는 올해 추가로 1만여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4월에는 4000명 규모 감원을 단행했고, 5월부터 6000명 규모의 정리해고에 나섰다. 2차 정리해고에서는 비(非) 엔지니어링, 즉 비즈니스팀인 마케팅, 사이트 보안, 프로그램 관리, 콘텐츠 전략 및 기업 커뮤니케이션 부문의 직원들이 주요 대상이 됐다.

작년 감원 규모까지 고려하면 총 2만10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지난해 8만7000명이었던 회사 인력은 6만6000명으로 축소됐다. 이에 직원들은 “회사에서 거의 4분의 1의 인력이 사라지면서 혼란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크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저커버그 CEO는 “올해는 ‘효율성의 해’(year of efficiency)”라고 칭하며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고 조직을 재구성하는 것에 초점을 두겠다”고 강조해왔다.

3월에는 블로그에 “효율성에는 일자리를 줄이는 것도 포함됐다”고 밝히며 “그것은 우리가 더 기술적인 회사를 만들고 장기적인 비전을 실현해 비즈니스 성과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메타는 주요 부문에서 신규 채용을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한 직원은 5월 2차 감원 이후 “열심히 일하며 높은 성과를 올리는 사람의 사기는 떨어졌고, 리더십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며 “왜 우리가 메타에 남아 있어야 하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직원은 “부서 감축에 따라 바뀐 업무 범위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영진에 명확한 설명을 요구해도 모호한 답만 돌아온다”고 말했다.

메타는 8일 미 캘리포니아 멘로파크 소재 본사 캠퍼스에서 열린 직원 전체 회의에서 회사의 청사진과 함께 개발 중인 각종 기술 등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저커버그는 “더 나은 제품을 위한 더 나은 기술 회사 구축을 목표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면서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했을 때 직원이 8만명 이상으로 늘어났으나, 메타가 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우리가 좀 더 안정될 이 시기를, 우리 문화를 발전시키고 재건하는 방향으로 사용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타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한 279억1000만 달러(약 36조1000억원)다. 이는 4분기 만의 플러스 성장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facebook twitter share

• 카카오톡 카카오톡
• 네이버블로그 네이버블로그
• 주소복사 이미지 주소복사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