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트럼프 기소 美 대선판 뒤집을 게임체인저 될까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英가디언 "미 역사상 처음…기념비적인 일"
트럼프 향한 혐의점들 유권자 뒤흔들 변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초의 전직 대통령이 됐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형사 기소된 지 3개월도 안 돼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는 등 그를 향한 사법적 올가미가 점점 조여오고 있다. 미 연방검찰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기소한 것이 내년 대선 판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영국 가디언은 이번 연방검찰의 조치와 이에 따른 대선 판도의 변화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했다.


미 법무부는 8일(현지시간) 방첩법 위반 등의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방 관련 비밀이 담긴 기밀 문건을 고의로 반출하고, 수사관들에게 허위 진술을 해 사법 방해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히 혐의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퇴임 후 자신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기밀 문건을 반출·보관해 온 의혹이 주요 기소 배경으로 전해진다.

가디언은 "미 역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이 연방법 위반으로 기소를 당한 기념비적인 일(genuinely monumental)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성인물 배우에게 성 추문 입막음용 돈을 지급한 혐의로 기소되며 역사상 최초로 형사 기소된 전·현직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쓴 지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또 한 번 '최초' 타이틀을 달게 된 것이다.


내년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도 현실화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곧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한국의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등 악명 높은 전직 대통령의 계보를 이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를루스코니는 미성년자 성매매와 탈세 등으로 정계에서 불명예 퇴진했고,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판사 매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이번 기소로 230년 넘게 전직 대통령 기소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온 미국 민주주의도 시험에 빠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재임 중은 물론 퇴임 후에도 범죄 혐의로 기소당하지 않았다. 일명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임기 도중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도 이 사건으로 기소되지는 않았다. 당시 닉슨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내다가 후임 대통령이 된 제럴드 포드가 닉슨에 대한 특별사면을 결정하면서 형사 소추는 이뤄지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야당인 공화당은 이를 두고 '정치의 사법화'라며 맹공을 펼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이 자신의 반대편에 있는 유력 후보를 기소하는 것은 비양심적인 일"이라면서 "나와 법치를 믿는 모든 미국인은 이 중대한 불의에 맞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할 것"이라고 썼다. 공화당의 잠룡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트위터를 통해 "연방법 집행의 무기화는 자유 사회에 치명적 위협"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쫓는 데는 그렇게 열성이던 검찰이 헌터 바이든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는 왜 그렇게 소극적인가"라고 직격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악의 경우 유죄 평결을 받더라도 대선에는 출마할 수 있다는 게 미 정가와 법률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 헌법에 적시된 대통령 후보의 조건은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 35세 이상 연령, 최소 14년 이상 거주한 미국인 등 세 가지뿐이다. 그래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쓰인 각종 혐의와 기소 등 사법 리스크는 내년 본선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뒤흔들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마녀사냥'이라는 프레임으로 맞서며 강성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그를 향한 수사나 기소가 강력한 지지층 결집을 가져왔던 만큼 유죄 판결이 나왔을 때도 유사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지타운대의 데이비드 수퍼 법학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으로 여러 차례 더 기소될 수 있지만 대선 출마 등 공직 진출 능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 세종대왕동상 봄맞이 세척

    #포토PICK

  •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부르마 몰던 차, 전기모델 국내 들어온다…르노 신차라인 살펴보니 [포토] 3세대 신형 파나메라 국내 공식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