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된 온라인 식품 구매…"소비자 피해도 늘었다"
품질 관련 피해자 구제신청 접수
작년 49건으로 2020년 대비 2배↑
배송 과정서 인척 착오가 주원인
A씨는 2021년 초 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닭가슴살을 사서 어린 자녀에게 먹였다가 병원을 찾아야 했다. 닭가슴살을 끓는 물에 데운 뒤 먹었는데, 새콤한 맛이 난 것이 결국 탈로 이어졌다. A씨 자녀는 복통을 호소하며 여러 차례 토와 설사를 했고, 인근 내과를 방문해야 했다. 그런데도 증세는 말끔히 사라지지 않았다. 이튿날 한의원을 찾아 추가 진료를 받은 뒤에야 증세는 진정됐다. 해당 온라인 사이트는 "유통과정에서 변질됐을 수 있다"고 항변했지만, A씨는 닭가슴살 취식으로 피해가 발생한 만큼 치료비와 위로금 등 배상을 요구했다.
온라인 식품 구매 늘자 소비자 피해도 급증
온라인을 통한 식품 거래가 일상이 되면서 품질로 인한 관련 소비자 피해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으로 주문한 육류와 과일, 빵 등 주요 식품에 대한 피해구제 신청은 모두 49건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관련 피해구제 신청 102건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과일류에 대한 피해 사례가 절반가량이 58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육류(30건), 빵·과자류(14건) 순이었다.
이 같은 수치는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매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빠른 속도로 증가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통계청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식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26조6438억원으로 2021년(24조2949억원)보다 15.9%(3조8559억원) 늘었다. 2017년 7조9970억원 수준이던 식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이듬해 10조원을 넘어섰고,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19조6790억원까지 증가하며 직전 해(13조4470억원) 대비 46.3% 급성장했다. 2021년에도 20% 이상 증가하며 25조원에 육박한 식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최근 5년 사이 252% 성장했다.
피해 대부분은 유통·배송 과정서 발생
온라인 식품 구매가 이같이 늘어난 건 식품만은 눈으로 보고 구매해야 한다는 심리적 저항선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이 빠른 배송과 품질관리 등을 통해 온라인 식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 의구심을 해소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품질로 인한 관련 피해 사례가 꾸준히 증가했다는 점에서 온라인 식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 의구심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식품 관련 품질 관련 소비자 피해 사례는 대부분 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다. 식품 물류 시스템은 온라인 주문 거래가 늘면서 따라 발전했으나, 여전히 인적 착오는 존재한다는 의미다. 일례로 최근 한 대기업 온라인 쇼핑몰은 유통기한이 2달이나 지난 '곰팡이 식빵'을 배송했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해당 업체는 "배송 과정에서 생긴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 피해는 유통 과정뿐 아니라 배송 지연으로 인해서도 발생한다. 소비자원에는 지난해 4월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떡이 나흘 뒤 쉰 상태로 도착했다는 피해구제 신청이 접수됐다. 신청인은 환불을 요구했으나, 해당 쇼핑물에서 배송 지연에 대한 사전고지가 있었다며 무과실을 주장하면서 피해구제 신청이 접수된 사례다.
"아직 품질 면에선 오프라인이 우위"
B씨도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오렌지에 대한 반품을 요청했다가 거부돼 소비자원 문을 두들겼다. 작년 4월 해당 몰에서 56과 규격(박스당 17kg 기준 56개) 고당도 오렌지 1박스를 구입했는데, 이튿날 배송받은 박스를 개봉해보니 곰팡이가 핀 오렌지만 가득했다고 한다. B씨는 항의 전화를 해 반품을 요구했으나, "박스를 개봉해 보상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은 상당수가 환불이나 반품이 거절된 사례들이다.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변질 식품 배송 사실을 인지하면 즉각 환불 및 보상 조치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 사례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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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온라인 물류 시스템이 발전했다고 해도 품질 면에선 오프라인 구매를 따라올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정 수준 이상의 온라인몰에서는 물동량에 대한 분석, 즉 주문이 많은 물품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재고를 갖고 있다고 배송하지 않는다"면서도 "결론적으로 물류 시스템이 많이 발전했다고 해도 식품의 경우는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사는 것과 기다려서 받는 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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