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패권 갈등 중에…美·中·러·호주 해군, 인니 개최 공동훈련 참가

인도네시아, '인도주의 작전' MNEK 개최
이외에도 韓·英 포함 총 36개국 초청

미국으로 대두되는 서방 국가들과 중국·러시아가 전 세계 패권 갈등이 장기화된 가운데서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다국적 훈련에서 공동 해상 훈련에 나선다.

안타라 통신과 AFP 통신은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인도네시아 마카사르에서 열리는 '국제 다자간 해군 코모도 훈련(MNEK)'에 미국·중국·러시아·호주 해군이 참가를 결정하고 자국 군함을 파견했거나 파견할 계획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우방국 간 협력 강화, 역내 해양협력, 재난구조, 인도주의적 작전 능력 향상을 위해 2014년부터 2년 주기로 MNEK를 개최해왔다. 2018년 훈련 이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이미 유도 미사일을 장착한 구축함 잔장과 호위함 쉬창을 파견했고, 미 해군도 연안전투함(LCS)을 파견했다. 주인도네시아 미국 대사관은 인도주의적, 재난 대응과 같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 동맹국,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와 호주도 군함을 보낼 계획이다.

이번 훈련에는 개최국인 인도네시아와 미국·중국·러시아·호주 등을 포함해 한국과 영국, 말레이시아, 캐나다, 미얀마, 인도 등 총 36개국이 함께한다.

MNEK가 비전투적 훈련이지만 미국·호주·중국·러시아 등이 같은 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비동맹 중립 노선인 인도네시아는 다국적 훈련에서 미국과 중국 등 갈등 중인 국가들을 모두 초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각국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요충지인 인도네시아의 초청을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취지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풍부한 천연자원·노동력 등도 보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회복하고 더 강하게 일어서는 파트너십'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훈련은 지역의 해상 협력을 우선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36개국의 해군이 함께 회복하고 강해지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