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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日엔터업계…K드라마에 질 수밖에" 日교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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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유타카 나고야 상과대학 교수 기고
"日, 엔터테인먼트 입김 강해 악순환 발생
韓드라마는 넷플릭스 이후 문법 다양해져"

한 일본 대학교수가 일본 연예계를 주름잡는 거물급 인사들의 과도한 입김이 성폭력 사태를 낳고, 나아가 일본 드라마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4일 일본 경제매체 겐다이 비즈니스 인터넷판에는 일본 은행(중앙은행) 심의위원을 지낸 하라다 유타카 나고야 상과대학 비즈니스 스쿨 교수가 작성한 '쟈니스 성폭력 문제로 드러나다…일본 드라마가 '만화'와 '한국'에 패한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이 게재됐다.

2019년 7월 10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연예계 거물 쟈니 기타가와의 사망 소식을 보도하는 대형 스크린. [사진 출처=EPA·연합뉴스]

2019년 7월 10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연예계 거물 쟈니 기타가와의 사망 소식을 보도하는 대형 스크린. [사진 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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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故) 쟈니 기타가와(1931~2019년)의 성폭력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며 "오랫동안 성폭력 문제가 은폐돼 온 권력 구조야말로 일본 TV를 시시하게 만들어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BBC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일본 아이돌 왕국을 건설했다'는 평가를 받는 쟈니 기타가와 '쟈니스 사무소' 대표가 생전 10대 소년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폭로했다.


기타가와는 데뷔 결정권을 빌미로 '주니어'라고 불리는 10대 연습생 소년들을 성추행하고, 잠자리를 갖는 등 성적 학대를 이어왔다. 언론·방송계가 쟈니스의 보복이 두려워 기타가와의 만행을 눈감아준 정황도 밝혀졌다.

하라다 교수는 "드라마 출연 배역 선정을 프로듀서나 연출가 등 현장에 맡기는 게 당연하지만, 쟈니스와 같은 엔터테인먼트의 힘이 세진 만큼 현장 재량권이 약해졌다"며 "그러다 보니 현장의 동기는 약해졌고, 드라마의 질이 떨어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들이 드라마 출연 캐스팅에 입김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은 진짜로 적합한 배우가 누구인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면서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캐스팅은 드라마의 질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가진 연출자가 담당해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출연자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의 힘은 강해지고, 그것이 성폭력으로 연결된다"며 "이것이 연예계에 성폭력이 많은 이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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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교수는 "엔터테인먼트의 지배력이 강해져 제작자, 연출자, 극작가 등 제작 현장의 힘을 넘어선다면 현장은 점점 더 의욕을 잃게 될 것이다"며 "이후에 일어날 일은 드라마 제작비의 폭등과 질적 저하다"라고 일본 연예계의 악순환을 꼬집었다.


특히 그는 일본 만화계는 이러한 권력구조가 보이지 않아 질 좋은 작품이 계속해서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드라마는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스폰서 겸 프로듀서의 등장 이후 기존의 문법에서 벗어나 더욱 개성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넷플릭스에 한국 드라마는 무수히 많지만 일본 드라마는 보이지 않는다"며 "드라마 제작은 재능의 자유 경쟁 마당이 돼야 하며 (작품의) 질에 대한 책임 체계가 명확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성폭력 문제를 계기로 일본 드라마 업계가 바뀌길 간절히 바란다"며 글을 매듭 지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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