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세곡2지구 사업결과 평가를 발표하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 도시공사와의 주택정책 대결을 예고했다.
30일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서울 강남구 자곡동 해찬솔 근린공원에서 열린 세곡2지구 사업결과 공개 설명회에서 “LH도 분양원가와 사업결과도 공개하는 등 SH공사와 품질경쟁, 가격경쟁을 해보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LH는 집값 안정시키는데 제 역할을 못했는데 왜 정부가 서울 중랑구 양원지구나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 개발사업을 맡겼는지 모르겠다”라며 “SH공사에게 일감이 많이 없어 아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김사장은 SH공사가 강남구 세곡2지구에 공급한 공공주택 사업으로 2조5000억원 가량의 개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공공주택 자산가치가 증가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11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SH공사는 2009년부터 추진한 세곡2지구에서 분양주택 1833호, 임대주택 1962호를 공급하고 10만9079㎡의 택지를 민간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개발이익은 사업 착수 당시 목표로 한 2352억원보다 약 11배 높은 2조5771억원으로 나타났다. 건축비 감소 등으로 투자비가 사업성 검토 당시보다 336억원 감소하고, 임대주택 1962호에 대한 자산가치 2조4549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세곡2지구에 대한 SH의 개발이익이 증가한 것은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09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방침으로 공공개발사업의 공공임대주택 의무비율을 25%에서 50%로 늘리면서 해당 지구에 공공임대주택이 약 52% 공급됐다.
그 사이 공공주택 시세는 크게 뛰었다. 세곡2지구의 택지조성원가는 3.3㎡당 780만원이었으나, 공사가 소유한 전용 84㎡의 공공주택 시세는 현재 세대당 약 18억원, 토지 추정가격은 약 14억원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3.3㎡ 기준 토지가격은 7938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공사는 세곡2지구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공급할 경우 사업성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분석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토지는 공사가 소유하고 건물만 민간에 분양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기존 분양주택을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하거나 용적률을 상향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을 확대하면 개발이익이 대폭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곡2지구 분양주택 1833호를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전환하면 현금 사업수지는 3949억원 적자가 나지만, 공사 소유의 토지 자산가치가 증가해 개발이익이 시세 기준 4조3718억원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용적률을 300%로 높이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6550호 공급할 수 있어 개발이익이 4조4540억원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업타당성 분석 기준과 지방공기업 회계기준 등에 대한 제도 개선도 건의할 예정이다. 현행 지방공기업 회계기준 등은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른 공정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사업타당성 검토 시 사업성 부족이나 회계결산 손실 등이 발생하고 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앞으로 주요 사업지구의 사업결과를 계속 공개해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할 것"이라며 "공사 경영의 투명성,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