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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법썰]‘10대 집단폭행’ 유족 “한가정 아빠 사망, 감당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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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법썰]‘10대 집단폭행’ 유족 “한가정 아빠 사망, 감당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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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아내입니다. (피고인들이 말하는) ‘한 번의 실수’로 한 가정의 아빠가 죽었습니다. 저는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최근 서울고법 5층의 법정. 30대 가장을 집단폭행해 숨지게 한 최모군 등 10대들의 항소심 재판에서, 발언 기회를 얻은 유족이 오열하며 이렇게 말했다.


최군 등은 지난 2021년 8월4일 밤 경기 의정부시 민락동 번화가에서 피해자 A씨와 시비가 붙었다. A씨는 1분여간 집단 폭행당한 뒤 병원에 실려갔지만, 이튿날 뇌출혈 등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등학생 일행 6명이 어린 딸과 아들이 있는 가장을 폭행으로 사망하게 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고, 검찰은 최군 등 4명을 형사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최군에게 지난해 말 1심에서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주범인 최군은 피해자를 가장 많이 때려서 결국 숨지게 했다”면서도 “피해자로부터 먼저 폭행당한 강도가 약하지 않아 혈기 왕성한 젊은이로서 참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최군이 자백했고, 사건 당시 소년법상 소년이었던 점 등을 함께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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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치사 공범으로 기소된 남모군은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싸움은 방어행위가 아니므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장기 2년6개월, 단기 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현장에 함께 있던 다른 공동피고인 2명은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공동으로 피해자를 폭행해 돌이킬 수 없는 무거운 결과를 초래했다”며 “유족들과 합의하지도 못했고, 용서받지 못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군과 남군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검찰도 “1심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피고인 모두에게 항소했다.


항소심 법정에서 피고인들은 “사건 당시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었고, 숨지게 하려는 의도도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최군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살던 평범한 남학생”이라며 “책임을 부인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주먹을 몇 대 맞은 피해자의 사망을 적극적으로 예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최군은 최후진술에서 “유족들에게 입이 수백개여도 할 말이 없다”며 “시간이 지나도 잊지 않고 평생 반성하고, 후회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남군 측은 “당시 만 17세 미성년자였고, 최군을 돕기 위해 우발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사정도 있다. 늦은 밤이라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남군의 폭행은 10초에 불과했다”고 변론했다. 남군은 “더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사회에 도움을 주고 살겠다”며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반면 검사는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무거운 범죄인 만큼, 최군에게 징역 9년을, 남군에게 장기 9년에 단기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나머지 피고인들에겐 징역 1년~1년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A씨의 유족도 법정에 나와 “이를 진짜 ‘실수’라고 할 수 있느냐”며 피고인들의 엄벌을 탄원했다. 아내는 “피고인들은 속죄하며 살 수 있겠지만, 죽은 사람은 어떻게 살려내나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는 내달 6일 이들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연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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