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우크라에 열화우라늄탄 지원…푸틴 "상당한 대응 있을 것"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당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서방이 최후의 우크라이나인이 남을 때까지 러시아와 싸우려는 것 같다. 서방 집단이 핵을 포함한 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그에 상응하게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러시아를 핵으로 위협하고 있다면서 영토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혀온 바 있다.

또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핵 충돌과 또 한 걸음 가까워졌다. 거리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며 러시아도 이런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들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발언은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 지원하기로 한 조치를 의식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애나벨 골디 국방부 부장관은 전날 의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챌린저2 전투 전차의 탄약 일부는 열화우라늄탄이라고 밝혔다.

골디 부장관은 열화우라늄탄이 현대 전차와 장갑차를 물리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열화우라늄탄은 천연 우라늄을 농축하는 과정에서 생긴 열화우라늄을 탄두로 해서 만든 전차 포탄이다. 열화우라늄은 티타늄이나 납보다 밀도가 높아 금속과 합금해 탄두를 만드는 경우 뛰어난 관통력을 보인다. 걸프전과 유고슬라비아에서도 열화우라늄탄이 사용된 바 있다.

단 열화우라늄은 우라늄보다 방사능이 40% 적지만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천성 기형과 열화우라늄탄 사용 사이에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핵 단체인 핵무기폐기캠페인(CND) 또한 영국 정부의 결정에 반발하며 전쟁을 겪는 이들에게 환경과 건강 재앙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