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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앤칩스]"반도체지원법으로 점유율 1~2%p 늘릴 뿐"..美 회의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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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어려운데…정확한 예측치 내놓으라는 美
10대 고객 등 민감 시설 정보 제출도 난감
"글로벌 공급망 대체는 불가능" 美서도 회의론

편집자주현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매일 듣는 용어이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도통 입이 떨어지지 않죠. 어렵기만 한 반도체 개념과 산업 전반의 흐름을 피스앤칩스에서 쉽게 떠먹여 드릴게요. 숟가락만 올려두시면 됩니다.
[피스앤칩스]"반도체지원법으로 점유율 1~2%p 늘릴 뿐"..美 회의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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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되는 3월입니다. 부쩍 따뜻해진 날씨를 반가워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아직도 한겨울 찬 바람이 쌩쌩 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반도체 업계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힘겨루기하면서 애먼 국내 업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답니다.


미국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보조금 지급 계획을 밝혔습니다.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관련 시설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과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는데요, 이중 390억달러 규모의 시설 투자 보조금을 어떻게 지급할지 로드맵을 내놓은 겁니다.

미국 상무부는 보조금 신청 기업에 여섯 가지 심사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초과 이익을 공유하고 각종 재무 지표 및 생산시설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공짜는 없다지만 사업 운영에 치명적일 수 있는 독소 조항을 여럿 내놓은 거죠.


왼쪽 세 번째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찾아 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왼쪽 세 번째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찾아 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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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초과 이익 공유가 논란으로 떠올랐는데요, 미 상무부는 "1억5000만달러 넘는 보조금을 받는 업체가 신청 시 예상치를 '크게(significantly)' 넘어서는 현금 흐름이나 수익 일부분을 미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업이 신청서에 적은 예상 수익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면 보조금의 75%까지 뱉어내게 한 겁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조금을 신청한다면 초과 이익 공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 SK하이닉스는 15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반도체 시설을 선보이려 하는데요, 단순 계산이지만 투자액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최소 8억5000만달러, SK하이닉스는 7억5000만달러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기업별 보조금 규모가 설비투자(CAPEX)의 5~15% 사이로 35%를 넘진 않는다고 설명했답니다.

미국은 초과 이익 공유와 관련해 세부 계획을 이달 공개합니다. 예상치를 넘어서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파급력은 다르겠지만, 이미 업계에선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럿 나옵니다. 애초에 정확한 예측치를 기대하는 게 산업 특성과 맞냐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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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은 사이클 업종입니다. 시황이 물결을 그리듯 좋았다가 나빴다가 합니다. 과거엔 주기가 4~5년 단위다 보니 그나마 전망이 가능했는데요, 이제는 여러 시장 변수가 영향을 미치다 보니 다음 분기를 내다보기 힘들 정도라 합니다. 미국이 대중국 제재 강도를 높이는 점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죠.


미국은 또 보조금 신청서에 "시설별 생산 제품과 이 제품의 상위 10대 고객, 생산 규모와 생산능력 관련 정보"를 써내라고 했는데요, 이 항목도 문제가 많습니다. 반도체 생산 시설은 워낙 중요도가 높다 보니 보안이 심한 곳입니다. 시설 정보를 달라는 말은 기업 기술력 내지는 경쟁력을 알려달라는 말과 같습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미국에 선보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은 고객 정보를 제출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파운드리 사업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다 보니 고객 신뢰가 중요합니다. 자사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는 공장에 주문하고 싶은 팹리스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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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미국에서도 회의적인 의견이 나온다는 겁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뉴욕타임스는 보조금 지급으론 아시아 생산력을 대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전체 반도체 생산에서 미국 점유율을 1~2%포인트 늘리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도 했죠. 공장 건설과 생산 비용 등 여러 측면에서 아시아 생산이 유리하다는 평가도 했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백악관은 목표가 반도체 자급자족인지,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통한 공급망 탄력성 높이기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며 "미국 고객이 자국 반도체를 선호하더라도 후자가 더 바람직하다"고 했죠. 프렌드쇼어링은 동맹국과의 공급망 구축을 말합니다. 자국 이익만을 앞세워 동맹국을 난감하게 하는 반도체 지원법은 프렌드쇼어링과 참 달라 보이네요.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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