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구직급여) 제도에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실업급여 부정수급을 특별점검한 결과 606명이 적발됐다. 모두 14억5000만원 규모다. 정부는 추가 징수액을 포함해 23억1000만원 반환 명령을 내렸다. 범죄행위가 중대한 178명에 대해선 형사 처벌도 병행할 방침이다.


2021년 2월9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 취업지원 등 상담을 받고 있다.

2021년 2월9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 취업지원 등 상담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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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는 비자발적인 실직 근로자의 재취업 및 생계안정을 돕기 위해 지급된다. 6개월(주휴일 포함 180일)간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비자발적 퇴사를 했을 경우 받을 수 있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다시 취업을 하거나 자영업을 시작할 경우 관련 사실을 정부에 알려야 한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2017년 120만명에서 2021년 178만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엔 약 163만명을 기록했다.

부정수급이 적발되면 정부는 고용보험법에 따라 추가징수 및 지급 제한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 같은 법 제 116조(벌칙)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 등을 받은 부정수급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업주와 공모한 경우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울산지법 형사6단독 김도영 판사는 고용보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3·여)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019년 1월9일 실업급여를 신청한 A씨는 약 7개월간 1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그는 실업급여 신청일 이전부터 대리운전 기사로 취업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판사는 "실업급여 제도는 실업한 근로자들의 생활 안정과 구직 활동 촉진을 위한 것"이라며 "지급의 공정성을 해하는 행위는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범행 규모가 큰 부정수급자, 조직·계획적으로 범행에 관여한 사업주 또는 브로커에겐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다. 형법상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단일 범행에 따른 이득액이 5억원을 넘기면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죄'로 가중처벌된다.


지난해 10월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및 고용보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실업급여 브로커' B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B씨는 2016~2020년 부정수급자 78명과 공모해 실업급여 5억7000여만원을 불법으로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 서초구 소재 음식점 등 7개 업체의 세무신고 업무를 대리해 주던 B씨는 허위근로자들을 모집한 뒤 이들이 가게에서 근로한 경력이 있는 것처럼 꾸몄다. 고용센터 신청까지 대행해 준 그는 수급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들어준 대가로 각 부정수급자들로부터 실업급여의 절반을 돌려받았다. 범죄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일부는 지인들 계좌로 넘겨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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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고용보험 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 이 같은 부정수급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은 수사가 개시되자 일부 부정수급자들에게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도록 하고 심지어 이들의 예금거래내역을 변조해 수사기관에 제출하게 하는 등 범행 이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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