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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치열한 유동성 확보戰…CP시장 문전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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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발행 물량 6조6000억원…절반 이상 신규
롯데그룹 계열사, 케미칼·건설 지원용으로 활용
SK·CJ·한화 등도 CP 발행으로 자금 조달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올 들어 대기업들도 현금 유동성 확보에 잇따라 나서면서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STB) 등의 단기 금융 시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계열사 지원 등으로 급전이 필요한 기업이나 자금시장 경색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이 CP와 STB를 많이 발행했다. 고금리 장기채 발행을 주저하는 기업들도 CP시장을 많이 찾았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설 연휴 직전인 이달 20일까지 발행된 일반기업(증권·대부업체 등 금융회사 제외)이 발행한 CP 규모는 6조6221억원이다. 이 중 만기 돌아온 CP를 상환하기 위해 발행한 것을 제외한 순(純)발행 물량은 3조8759억원어치다. 전체 발행 물량의 약 58%에 해당한다. 기업들이 연초에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등에 필요한 유동성을 CP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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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는 주로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된다. 공모 회사채와 달리 공시와 수요예측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절차적 간편함 외에도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의 대체 자금 조달 수단이 된다. 대신 기업 입장에서 선(先)이자를 떼는 할인채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CP는 주로 증권사나 종금사, 종금 계정을 보유한 은행 등이 인수해 보유하거나 기관 투자가에 유통시장에서 매각한다"면서 "최근에는 CP 금리가 높아 CP를 인수한 기관들이 보유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 경색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CP시장이 다소 안정되면서 기업들이 CP 발행을 많이 늘렸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 최다 순발행…건설 지원 등 자금 부담

대기업 중에서 롯데그룹 계열사의 CP 발행이 두드러졌다. 롯데쇼핑은 올 들어 5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해당 기간에 CP 만기가 없어 전액 순발행 물량이다. 롯데지주 는 같은 기간 CP 발행액 5100억원 중 3000억원을, 호텔롯데는 발행액 1500억원 중 1100억원어치를 순발행했다. 이와 달리 건설 사업장 우발채무 우려로 자금 조달길이 막혀 있던 롯데건설은 2800억원 규모의 CP 만기가 도래했지만, 2300억원을 순상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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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계열사들의 단기 자금 조달이 늘어난 것은 롯데케미칼 유상증자와 롯데건설 자금 지원 등으로 유동성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실적 악화 등으로 1조20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유상증자에는 1대 주주인 롯데지주 와 2대 주주인 롯데물산 등이 참여했다. 롯데물산과 호텔롯데, 롯데정밀화학 등은 롯데건설이 메리츠종금증권과 조성한 롯데건설 우발채무 지원용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에 6000억원 규모의 후순위 대출을 집행했다.


SK그룹의 CP 발행도 크게 늘었다. 그룹 지주사인 SK는 7500억원어치의 CP를 발행했다. 기존 CP 만기에 대응한 4400억원을 제외한 3100억원을 신규로 조달했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도 만기 2~4개월짜리 CP를 각각 3000억원씩 순발행했다. 삼성물산·CJ제일제당·CJ대한통운 등의 우량 대기업도 CP를 활용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계열 지원으로 급전이 필요한 대기업뿐만 아니라 금리 안정을 기다렸다가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들도 CP 시장을 찾았다"면서 "기업마다 재무전략이 상이하고 CP 발행 이유도 서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신용도 낮은 기업, 회사채 대체 조달 수단으로 활용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회사채 대체 자금 조달 수단으로 CP시장을 활용했다. 단기 신용등급 중 최우량 등급인 A1에 한 단계 못 미치는 A2+ 기업들의 CP 발행이 많았다.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A2+)가 1800억원 규모의 CP를 순발행했다. 같은 등급인 신세계디에프(1500억 순발행), 하이트진로홀딩스(800억), 코리아세븐(500억), LX하우시스(400억), SK디스커버리(300억), 세아홀딩스(70억) 등이 만기 물량 이상의 CP를 발행했다. 만기는 대부분 6개월 미만이다. 유진기업(A3), 이랜드월드(A3), AJ네트웍스(A3+) 등 A3급 기업들도 일부 CP로 급한 유동성을 마련했다.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이 완전히 안정되지 않아 회사채 발행이 부담스러운 저신용도 기업들은 CP 이외의 자금 조달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한동안 기업들의 CP 발행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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