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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달라진 전미경제학회, 다양성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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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달라진 전미경제학회, 다양성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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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해마다 1월이면 미국 경제학계 최대 행사인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ASSA)’가 열린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온라인으로 열리던 행사가 3년 만에 지난 6일부터 사흘간 뉴올리언스에서 대면 행사로 개최됐다. 올해도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재무장관),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크리스티나 로머 UC버클리 교수, 리사 쿡 미시간 주립대 교수(현 연방준비제도 이사) 등을 필두로 고물가 추세, 미국 기준금리 전망 및 전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격론을 벌였다. 다양한 전망이 제기됐지만, 인플레이션이 곧 안정기에 들어가더라도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 미 연방준비제도(Fed) 전망치보다 실제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 그리고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점, 이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은 예견되지만 설령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그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언론의 관심은 향후 경제에 대한 전망이지만 전미경제학회 지도부의 고민은 'DEI(Diversity·Equity and Inclusion)' 이슈다. ASSA에서는 새로 배출되는 경제학 예비 박사들의 잡마켓도 함께 열린다. 연례총회가 대면으로 열림에도 불구하고 모든 잡마켓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유는 감염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DEI가 배경이다. 잡마켓 인터뷰가 대면으로 열릴 경우 어린 자녀를 둔 부모 후보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여성 경제학자에게는 큰 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몇 년 전부터 학회는 연례총회 장소와 호텔 내에 반드시 유아 및 어린이 돌봄 시설을 갖추도록 노력했다. 이번 행사가 열린 뉴올리언스는 이런 시설준비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모든 인터뷰가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DEI에 대한 노력은 학회의 포스터(poster) 세션 운영에도 보인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자면 과거에는 학회의 많은 세션이 미국의 주요 대학 출신 발표자 위주로 운영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포스터 세션은 미국 내 다양한 대학의 교수 및 학생의 발표와 남미권 대학의 발표에도 반 이상이 배정된 모습이었다.


DEI를 개선하려는 학회의 노력은 과거에 대한 반성이다. 다양성 확보를 위한 이공계의 노력은 이미 상당한 진척이 있어 현재 다양한 STEM 분야의 반 이상이 여성이다. 반면 경제학은 개선되는 과정이긴 하지만 아직 학부나 박사과정 학생 모두 여성의 비율이 상당히 부족하다. 2013년 이후 통계를 보더라도 여성 경제학 박사학위 비율이 32.9%에 그친다. 학계 진출 후 경제학 정교수 승진 비율을 보면 여성의 비율은 2020년대에 들어서야 겨우 10%를 넘은 정도다. 이러한 불균형에 관심이 커지다 보니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통계가 개발되고 여러 방면에서 학계는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경제학 교과서에 소개되는 주요 인물은 물론, 일반 사례에 등장하는 인물의 남성 비율이 80% 이상이라는 점은 사실 이러한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한국의 경우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와 사뭇 다르게 학부 수준에서 여성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이미 2010년대에 여성 비중이 40% 이상이고 현재는 절반을 상당히 넘는 추세다. 이러한 차이점에 대해 학계는 관심을 두고 그 배경을 이해한다면 전 세계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인력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 여성 경제학자가 전미경제학회를 포함한 전 세계 경제학의 선도자가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김규일 미시간주립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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