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참다가 삼겹살 8000원으로 올렸다"…착한가격업소도 손들어

최종수정 2023.01.25 15:33 기사입력 2023.01.25 09:59

상추·깻잎·국내산 김치 줄줄이 가격 인상
행안부 엉망 고지에 소비자들 '불만'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참고 참다 삼겹살 가격을 8000원으로 올렸습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고깃집을 24년 동안 운영 중인 김희순씨(50)는 최근 고물가로 가게가 너무 힘들다며 한숨을 푹 쉬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기자와 만난 김씨는 "5000원이었던 삼겹살 가격을 두세 번에 걸쳐 8000원으로 인상했다"며 "김치도 국내산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최근 중국산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김씨의 가게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착한가격업소’다. 착한가격업소는 지역의 평균 가격 미만의 품목을 팔며,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김씨는 상추, 깻잎 등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는 채솟값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추 가격이 2배 이상은 뛴 것 같다"며 "여름 장마철과 겨울철에 특히 가격이 비싸다"고 덧붙였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4일 기준 상추 4㎏의 도매가격은 2만3660원으로 한 달 전 2만1432원보다 2228원이 올랐다. 같은 기간 깻잎 2㎏도 3만2184원에서 4만1640원으로 약 1만원가량 비싸졌다. 김씨는 착한가격업소라는 이미지 때문에 가격을 많이 올릴 수도 없다고 푸념했다. 김씨는 "가게에서 가장 비싼 갈비살도 1만원"이라며 "가끔 손님들은 가격이 너무 싸다며 다른 데는 수입산 고기도 1만원이 넘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서울 금천구의 한 국숫집 메뉴판.

AD
썝蹂몃낫湲 븘씠肄

서울 금천구의 한 국숫집을 운영 중인 신동열씨(61)는 "칼국수 가격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며 "멸치, 밀가루부터 국내산 김치까지 안 오른 것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신씨는 "국내산 김치 10㎏의 경우 도매가가 2만8000원이었는데 지금은 3만1000~3만3000원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1000원을 올렸기 때문에 당분간은 손님들을 위해 이 가격을 유지할 예정이다.

임대료가 비싼 서울 강남권의 착한가격업소들도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섰다. 강남구의 한 중식당은 짜장면 가격을 45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렸다. 사장 이모씨(42)는 "재료비 말고도 전기료, 인건비 등 모든 게 오른 상황"이라며 "어느 것 하나가 올라 반영을 했다기보다는 모든 식재료 등이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씨는 식당 주변에 사무실이 많아 가격을 조금 올렸다고 해서 특별하게 사람이 줄었다고 느끼진 못한다고 했다. 이씨는 "강남 물가가 워낙 비싸다 보니 여전히 다른 곳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들 이야기하긴 한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한식집은 통돼지두루치기 가격을 9000원으로 올렸다. 정말 버티기 힘든 메뉴의 경우에만 한두 개 인상하고, 차돌된장찌개와 비빔밥 등은 모두 이전과 동일하게 7000원을 받고 있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역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월 중 5% 내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매출액이 적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식재료비, 공공요금 등 인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가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공공요금 감면 등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착한가격업소를 등록·운영하고 있는 행정안전부의 관리 소홀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일부 가게들은 고물가로 음식과 서비스 가격을 올렸다. 또 경영난으로 폐업하거나 업체명을 변경한 경우도 있었다. 강동구 소재 손칼국숫집의 경우 전화를 걸면 없는 번호라는 안내가 나오지만 여전히 홈페이지에 착한가격업소로 소개되고 있었다. 광진구의 한 미용실은 서비스 가격이 노인들에게만 적용됐지만, 이렇다 할 안내는 없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정부가 지정하는 식당이 실제 가격과 다르다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로 비칠 수 있고, 향후 정부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지정 업소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AD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사고율 85% 감소’ 도로에 분홍색 칠한 이 남자 불출마한 나경원, 與 전대 '캐스팅보트' 되나 단무지·붕어빵·샐러드…중소기업 '레전드 명절선물'

    #국내이슈

  • 블랙핑크 사진 찍으며 흐뭇…"셀럽과 놀 때냐" 비난받은 마크롱 트럼프, 페이스북에 돌아온다…메타 "대중이 판단해야" "설은 중국의 것" 中네티즌, 이번엔 디즈니에 댓글테러

    #해외이슈

  • 13위 손흥민, 51위 호날두 넘었다…英가디언 랭킹 마스크 없이 일본여행가나…"5월부터 코로나 '독감' 취급" [포토]눈 내리는 서울

    #포토PICK

  • 주춤했던 ‘작은 거인’ 소형 SUV, 올해는 다르다 '주행가능거리가 110km 줄었네'…한파에 사라진 ‘전기차 부심’ "폐차 안하고 그냥 타렵니다"…15살 넘는 차 늘어난 까닭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반도체 초격차 벌릴 'GAA 기술'이란? [뉴스속 용어]뮌헨안보회의(MSC) [뉴스속 인물]AI챗봇 '챗GPT' 열풍 일으킨 샘 올트먼 CEO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한눈에 보는 뉴스&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