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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완화에도 “금리 5~6%”…긴축 발언, 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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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치솟던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에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안팎에서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긴축 발언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요인들이 기저에 산재한데다, 과열된 노동시장도 좀처럼 식지 않고 있어서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최종금리가 5%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6%까지 웃돌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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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매파 발언

Fed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19일(현지시간)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연설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 조짐에도 Fed의 통화 긴축 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최근 완화에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목표치 2% 도달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기까지 당분간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5%를 약간 웃도는 수준까지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며 "이 후에도 그 수준에서 (금리를) 한동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안정과 관련해 "해야할 일이 많다"면서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기까지 상당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발언들은 전날 Fed 내 대표적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5.25% 이상의 최종금리를 제시한 데 이어 나왔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완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보다 고금리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25~4.5%며 Fed가 12월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올해 말 금리 전망치는 5.0∼5.25%(중앙값 5.1%)다.


월가에서도 매파 발언이 추가됐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다이먼 회장은 이날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금리는 5%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며 "기저 인플레이션이 빨리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이먼 회장은 미국이 가벼운 경기침체를 겪을 경우 금리가 6%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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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발언 배경 살펴보니

이처럼 Fed 안팎에서 긴축 발언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먼저 과열된 노동시장이 존재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테크기업, 주택 등 금리에 민감한 부문을 중심으로 정리해고가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최근 공개된 고용지표들은 여전히 노동시장이 식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날 공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역시 노동시장 과열 우려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건으로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전문가 전망치 21만4000건을 하회한 것은 물론, 전주 대비로도 1만5000건 작은 규모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Fed가 금리 인상을 멈추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과열부터 식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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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우려도 여전하다. 현재 Fed는 상품 물가와 달리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과열된 노동시장이 임금 상승을 부추겨 고물가가 장기화할 가능성 등을 경계하고 있다. 이는 최근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둔화세가 확인되고 있음에도 Fed 당국자들이 지속해서 매파 목소리를 쏟아내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날 다이먼 회장은 최근 지표상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이 확인되는 것에 대해서도 유가 하락, 중국의 경기 둔화 등과 같은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중국 경기 둔화, 유가 하락의 혜택을 누렸다"면서 "유가는 향후 10년간 올라갈 것이고, 중국은 더이상 물가하락 요인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서비스 등 몇 가지 지표는 (과열된) 노동시장을 가리키고 있어 Fed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여기에 현시점에서 내놓는 Fed의 인플레이션 평가가 자칫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줌으로써 향후 경로를 방해할 수 있다는 경계감도 최근 Fed 당국자들을 중심으로 긴축 발언들이 쏟아지는 배경이 됐다. 완화된 인플레이션 지표로 시장에서 피벗(pivot·방향 전환) 기대가 번지지 않도록 일종의 제동을 건 셈이다. 앞서 공개된 12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도 이러한 확대해석 우려가 지적됐었다.


Fed 당국자들은 1월31~2월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오는 21일부터 관련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2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96% 이상 반영하고 있다.


한편 긴축 우려가 부각되며 이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76% 떨어진 3만3044.5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7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96%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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