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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경기침체, 피할 수 없다면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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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경기침체, 피할 수 없다면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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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난 6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에서 많은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경기침체를 경고했다. 코로나19로 풀린 유동성, 임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으로 현재의 고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버드대의 로런스 서머스와 케네스 로고프 교수 또한 세계경제는 코로나19 이전의 저금리, 저물가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으며 고금리, 고물가하에서 심화된 경기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지금과 같은 임금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을 금리인상으로 안정시키기는 어렵다. 원가가 오른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을 수요를 줄여서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매우 큰 폭의 금리인상이 필요하고 이는 심각한 경기침체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와 환율급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높였다. 이런 고금리는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낮추고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으나 문제는 경기침체와 부동산 버블 붕괴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정책 당국의 주요 정책과제가 대외적인 충격에 대응해 환율과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었다면, 올해 정책과제는 전미경제학회에서 많은 석학들이 경고하듯이 대내적으로 경기침체를 피하고 이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 불안을 안정시키는 데 둬야 한다. 이는 금리인상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물가와 경기 그리고 부동산 가격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작년 큰 폭의 금리인상은 올해 경기침체를 심화시켜 기업과 가계의 자금난이 심화하고 부동산 버블이 붕괴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먼저 내수경기와 가장 연관이 높은 건설경기가 지나치게 침체되지 않도록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시켜야 한다. 정부는 최근 저금리 시대에 시행했던 부동산에 대한 각종 규제를 고금리 시대에 맞게 완화하고 조세정책도 정상화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버블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높은 대출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 공급 독과점으로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금융기관은 그동안 과도하게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이는 작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25%포인트 인상했지만,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8% 이상으로 높아진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과도하게 높은 예금금리에 우려를 표하자 대출금리를 0.9%포인트 낮추고 있다. 그러나 정책당국은 서민대출이나 전세대출에는 지난 정부에서와 같이 낮은 정책금리를 적용해 부동산 버블을 연착륙시켜 과도한 내수경기 침체를 막아야 한다.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원·엔 환율이 너무 낮아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도 있다. 세계 경기침체로 올해 우리 수출은 더욱 감소할 것이 우려된다. 수출증대는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경상수지 흑자로 대외신인도가 높여 미국과의 금리차이에도 불구하고 자본유출을 막게 한다. 정책당국은 수출기업에 대한 세제 및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늘려 수출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 일본 엔화의 평가절하를 고려해 우리 환율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 원·엔 환율은 100엔당 940원까지 내려가 있다. 과거에도 원·엔 환율이 과도하게 하락한 경우 우리 수출경쟁력이 낮아지면서 경상수지가 악화했던 적이 많았다.


올해 세계는 물론 한국경제 역시 고금리와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금융시장 불안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와 이로 인한 기업·가계 부실을 피하고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정책당국의 사전적이면서 올바른 정책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김정식(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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