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덮치며 층간 '담배냄새' 갈등
피해 호소 늘었지만 관리도 어려워

#. 서울 동대문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모씨(42)는 최근 밤이 되면 올라오는 담배 냄새에 머리가 아프다. 한씨는 "날이 추워지면서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건지 밤 8시에서 9시쯤 꼭 담배 냄새가 올라온다"며 "안방 화장실 환기구를 통해 냄새가 들어오는데, 요즘 냄새가 너무 심해져 아이들은 이쪽 화장실을 쓰지 않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경비실에서도 몇 번 경고했지만, 더 강력하게 막을 방법이 없다더라"고 토로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겨울철 한파가 거센 가운데 실내 흡연을 하는 이들이 늘면서 아파트·빌라 등 공동주택 거주자들 사이 '층간 냄새' 문제를 호소하는 사례가 빗발치고 있다. 외부에서 흡연하던 이들이 한파로 인해 실내에서 흡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건물 구조상 환풍기를 통해 담배 냄새가 통하면서다. 층간 소음과 냄새 등 갈등이 번져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대책이 요구된다.

층간 흡연 문제는 층간 소음 문제와 함께 그간 꾸준히 문제로 여겨져 왔다. 지난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동주택 입주민이 층간소음·간접흡연에 따른 피해를 호소해 관리주체가 사실관계 여부 확인 조사를 수행한 경우는 4만3378건으로 집계됐다.


춥다고 베란다·화장실 흡연…윗집 환장할 '층간냄새' 원본보기 아이콘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따르면 2020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층간 간접흡연 피해 민원은 2844건으로, 전년 2386건에 비해 20%가량 증가했다. 권익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2016년 5월까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접수된 층간소음 및 간접흡연 민원 1196건 중 간접흡연은 688건(57.5%)으로, 층간소음 508건(42.5%)보다 많았다.

층간 냄새 등 갈등이 번져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적잖다. 지난 6월에는 인천시 부평구 소재의 한 빌라에서 50대 남성이 평소 흡연 및 소음 문제로 사이가 안 좋았던 이웃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법적 제재도 쉽지 않아…"흡연말라" 권고만 가능한 수준

다만 법적 제재가 비교적 약해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2(간접흡연의 방지 등)에 따르면 간접흡연으로 피해를 본 입주자 등은 관리주체(관리사무소 등)에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있으며, 중재의 주체는 입주자에게 일정한 장소에서 흡연을 중단하도록 요청할 수 있지만 '권고'로 한정된다.

AD

흡연 사실을 현장에서 알아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려는 자세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 소재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민원 요청이 들어와 요청이 들어온 세대에 전화나 방문해 봐도 연락을 안 받거나 아이들이 사는 등 흡연하는 세대가 아니라는 경우도 있다"며 "법적 문제도 문제지만 모여 사는 만큼 배려하는 자세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