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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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이른바 '삼성생명법'은 보험사가 소유한 계열사 주식에 관한 개정법률안이다. 법안이 통과하면 삼성생명은 수십조원가량의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 탓에 재계와 금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험사 보유 주식 평가액 기준 '취득원가'서 '시가'로 변경

삼성생명법이라고 불리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2020년 6월 박용진·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보험사가 소유한 주식 및 채권 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고, 기업 총자산의 3%를 초과하는 계열사 지분은 매각하도록 하는 게 주내용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기업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 주식 8.51%(5억815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취득 당시(1980년) 원가는 1주당 1072원으로 총액 5444억원이었다. 현재 삼성생명 총자산(281조원)의 3%인 8조원대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6만원대다. 즉 이를 시가로 평가할 경우 30조원을 넘어선다는 뜻이다. 따라서 삼성생명법이 시행되면 삼성생명은 8조원가량을 제외한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 약 25조원어치를 매각해야 한다.

삼성 지배구조에 즉각 영향…수조원 법인세 징수도 부담

현행 은행법, 자본시장법은 타 기업 주식 및 채권 소유금액을 시가로 평가한다. 이에 따라 은행, 저축은행, 투자사 등은 시가로 주식과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만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주식 소유금액을 평가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700만 삼성 주주 지킴이법!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700만 삼성 주주 지킴이법!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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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의 주식 매각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도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기업 지분율은 1.63%에 불과하지만, 이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삼성생명(8.51%), 삼성물산(5.01%), 삼성화재(1.49%) 등을 통해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뀐 규제로 인해 삼성 보험사들이 주식을 매각하면 이 회장의 지배력이 약화할 우려가 있다.


삼성생명법을 발의한 박 의원도 법 개정을 통해 재벌가의 지배력을 약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는 삼성생명 주주 및 계약자들을 위한 게 아니다"라며 "이재용 총수 일가만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식을 매각함으로써 삼성생명이 내야 할 세금도 문제가 된다. 현행법상 법인이 보유 주식을 매각하면 차익의 22%가 법인세로 징수된다. 1주당 적어도 1만3000원 이상의 금액이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19대 국회부터 발의됐지만 빈번히 폐기

그러나 삼성생명법 논의가 본격적으로 추진력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9대 국회부터 현재까지 보험업법 개정안은 여러 차례 발의됐으나, 매번 시장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가장 최근인 삼성생명법은 2020년 발의됐지만 2년간 논의되지 않다가 지난 22일에야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됐다. 법안소위가 법제사법위원회 및 본회의 상정, 국회 표결로 이어지는 첫 관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여전히 먼 길이 남아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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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간 의견 차이도 크다. 정무위는 29일 법안소위를 열어 삼성생명법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었으나, 여당이 불참하면서 무산됐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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