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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OWN]축산물 이커머스 정육각, 사업 다각화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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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적자 1년새 3배, 대출상환 부담도
재무건전성 확보·효율성 제고 안간힘
사업영업 확장보다 수익성 개선 주력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축산물 유통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 정육각의 사업 다각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도축 4일 이내 돼지고기, 산란 당일 달걀 등 신선한 축·수산물을 유통하는 ‘초신선육’ 판매 전략을 취했다. 여기에 대상그룹의 친환경 유통업체 초록마을을 인수, 식품전문숍 ‘초샵’ 오픈 등 꾸준히 새로운 시도에 나서며 몸집을 키웠지만 앞으로는 수익성에만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정육각은 최근 47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라운드를 성사시켰다. 이번 라운드에는 기존 주주인 KDB산업은행,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NH투자증권은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숨통이 틔었다. 김재연 정육각 대표는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고객이 더욱 신뢰하고 찾을 수 있는 정육각과 초록마을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나 정육각의 시리즈D는 일반적인 시리즈D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통상 시리즈D 단계는 사업 확장으로 요약된다. 어느 정도 성공 궤도에 오른 기업들이 해당 투자를 받는다. 주로 새로운 제품 개발과 신 시장 진출 등에 투자금을 사용한다. 벤처캐피탈(VC)들 역시 외연 확장을 주문하는 편이다. 정육각은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면서 내실에 초점을 맞췄다. 내년 식품업계 전체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를 통한 사업영역 확장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빠른 손익분기점(BEP)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몸집을 불려왔던 행보와는 다른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비상경영을 선언한 셈이다.


정육각은 기존 운영 중인 온라인 커머스 서비스에 집중할 방침이다. 식품전문숍 리브랜딩 및 사물인터넷(IoT) 가전제품 출시 등 새롭게 준비 중이던 사업은 일시 중단한다. 농수산물 직거래 서비스 ‘직샵’ 베타서비스도 종료한다. 공장 운영 효율화 등 고강도 쇄신으로 재무건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주 7일 운영 도입, 비용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UP&DOWN]축산물 이커머스 정육각, 사업 다각화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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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인 초록마을은 이달 초 논현동 사무실로 통합 이전을 마무리하며 내년 초 분기 흑자전환을 위해 고강도 혁신에 착수했다. 정육각의 정보기술(IT), 데이터 역량과 제조,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도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내년 초 새벽배송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외부 자금을 확보하고도 BEP 전환에 집중하는 이유는 눈앞에 닥친 숙제 때문이다. 현재 대출 상환 부담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태다. 올해 초 정육각은 900억원을 투입해 초록마을을 인수했다. 당초 초록마을 인수자금과 운영자금까지 넉넉하게 1500억원을 재무적 투자자(FI)들을 통해 조달하려고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자금이 모이지 않자 초록마을 인수에 필요한 일부 자금을 신한캐피탈로부터 3개월짜리 단기자금대출을 받아 충당했다. 이 과정에서 초록마을 주식 일부를 담보로 맡기기도 했다. 이 때문에 펀드레이징에 어려움을 겪었다. VC들이 투자를 해도 투자금이 대출 상환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때문이다.


다행히 신한캐피탈은 지난달 말 정육각에 제공한 단기자금대출 370억원의 만기를 연장했다. 기간은 6개월로 상환 만기는 내년 4월까지다. 급한 불을 끄고 기존 주주들로부터 37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VC 업계에 따르면 정육각의 이번 시리즈D 투자 밸류에이션은 1000억원대 수준이다. 한때 4000억원대가 거론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주요 FI는 캡스톤파트너스, 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미래에셋벤처투자, 에티니넘인베스트먼트 등이다. 한 플랫폼 전문 투자심사역은 "정육각은 VC들이 투자를 하고 싶어도 룸이 없어서 못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초록마을 인수를 기점으로 시장의 평가가 달라졌다"면서 "시리즈D에 참여한 FI들 대부분 팔로우온 투자라는 건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육각은 카이스트 출신 김재연 대표가 2016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초신선육’을 무기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여전히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업적자는 2020년 80억원에서 지난해 249억원으로 1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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