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검증" 예고…美 내년 '우크라 지원안' 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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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공화당이 하원 장악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예산안’에 대한 까다로운 검증을 예고했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하는 내년부터 우크라이나 원조 예산안이 하원에서 공전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 마이클 매콜 의원은 ABC방송 '디스위크'에 출연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안이 예산안 투표 당일 의회에 올라왔던 사실을 지적하며 "위원들이 (지원안) 전체 페이지를 검토하는 데 주어진 시간이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은 그런 식으로 (우크라이나 예산안을) 다루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우리도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책임 있는 방식으로, 투명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공화당이 하원 장악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지원이 더 까다로운 검증 하에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공화당은 민주당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적절하게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매콜 의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자체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화당 일각의 의견에는 공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초당적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재확인했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하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 마이크 터너 의원도 지원 필요성을 인정하는 한편 책임 있는 방식을 주문했다. 터너 의원은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80억달러를 전달하기 위해 민주당의 400억달러 예산을 통과시킬 필요는 없다"며 했다.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명목으로 대규모 예산을 책정했지만, 실제 지원에 사용되는 금액은 그보다 적고 투명하게 운용되지도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매콜 의원은 다만 이런 방향이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지원 의지 약화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라며 "책임 있는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8일 치러진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게 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변화할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당시 공화당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백지수표식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추진해 온 우크라이나 예산안이 원안대로 처리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지난 2월 개전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소모전 양상으로 길어지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전쟁에서 무기 공급 역량이 전쟁 판도를 바꿀 변수로 떠오르면서 공화당의 태도가 주목받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추적하는 독일 싱크탱크 키엘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투입한 자금은 총 520억달러에 달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