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경북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 현장 재가동 '초읽기'
포항제철소 연간 생산 1350만t 중 37% 500만t 통과
태풍 피해 당시 공장 가동 중단으로 설비 살릴 희망
'뻘밭'된 공장, 연인원 100만명 협력해 복구 작업

2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2열연공장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2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2열연공장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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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포항)=정동훈 기자]"다음달이면 이 공장이 다시 굉음을 내며 돌아갈 것입니다. 대한민국 철강 산업도 다시 꽃필 것이라 믿습니다."


이달 23일 경북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 앞에서 ‘포스코 1호 명장’인 손병락 포항제철소 EIC(전기·계장·컴퓨터)기술부 상무보는 희망에 찬 목소리를 냈다. 2열연공장은 올해 9월 상륙한 태풍 ‘힌남노’의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이자 포항제철소 내에서 제품 출하량이 가장 많은 공장이다. 포항제철소가 연간 생산하는 1350만t 제품 중 500만t이 통과하는 공장이다. 자동차용 고탄소강, 구동모터용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스테인리스 고급강 등 주요 제품들이 꼭 거쳐야 하는 포스코의 ‘허리’와도 같은 곳이다.

1977년 입사해 45년간 쇳물과 전기설비를 벗 삼아 살아온 손 명장에게도 태풍 힌남노 피해는 난생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손 명장은 "(힌남노 피해 당시)2열연공장 반대편 하천(냉천)은 마치 중국 황하와 같았고 모든 것을 집어 삼켰다"며 "공장 내 전기 설비와 모터에 물이 들이 닥친 것을 보고 후배 직원에게 ‘전날 공장 전원 내린 것 맞냐’고 되물어 확인하고 나서야 ‘그래도 설비를 살릴 희망은 있다’고 되뇌었다"고 회고했다. 포스코는 당시 힌남노에 대비해 창사 이래 54년만에 처음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같은 결정으로 공장 가동 불능이라는 최악의 사고만큼은 막을 수 있었다는 평이다.


포스코가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4일 재가동을 시작한 포항제철소 2후판공장에서 후판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가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4일 재가동을 시작한 포항제철소 2후판공장에서 후판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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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십수m 깊이까지 물과 토사가 가득차고 지상 1.5m까지도 물이 차올라 ‘뻘밭’이 됐던 이곳은 다시 태풍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여전히 설비를 교체하고 가동 준비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지만 수해를 입은 곳이었다는 흔적을 찾기는 힘들었다. 지하실 파이프 위로 조금씩 남아있는 흙 무더기 정도가 포스코 직원들을 비롯해 수해 복구에 힘쓴 연인원 100만명의 수고를 가늠하게 했다.

최정우 회장이 글로벌 철강업계의 협력을 이끌어 낸 것도 2열연공장 복구기간을 대폭 단축시켰다. 냉천 범람으로 피해가 컸던 2열연공장은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인 모터 드라이브 총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도 철강사 JSW가 도움을 줬다. 최 회장이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으로 함께 활동 중인 인도 JSW의 사쟌 진달 회장에 도움을 청한 결과였다. 사쟌 회장이 JSW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인 설비를 포스코에 내주면서 2열연공장 복구를 크게 앞당겨 연내 가동할 수 있게 됐다.


2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이 3고로에서 출선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2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이 3고로에서 출선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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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전사적인 역량을 총 결집해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침수 피해가 컸던 압연 지역의 총 18개 압연공장 중 올해 15개를 복구할 예정이다. 현재 1열연, 1냉연 등 7개 공장이 정상가동 중이며 연내 기존 포항제철소에서 공급하던 제품을 모두 정상적으로 재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압연은 고온 또는 상온의 금속재료를, 회전하는 2개의 롤 사이로 통과시켜서 여러 가지 형태의 재료, 즉 판·봉·관·형재 등으로 가공하는 방법이다. 고온으로 하는 열간압연(열연)과 저온에서 실시하는 냉간압연(냉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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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국내 고객사와 협력사 피해 최소화 및 시장 안정을 위해서도 나섰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수급 이상 유무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수급 문제 발생 우려가 있는 고객사에는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등을 실시했다. 9월말부터는 협력사 404개사를 대상으로 피해 현황 및 애로사항을 전수 조사한 후 유형별로 지원하고 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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