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백인 남성 폭행으로 15세 원주민 소년 사망
호주 전역에서 추모 물결 속 인종혐오 범죄 척결 목소리

카시우스 터비의 추모비. 사진=EPA연합뉴스

카시우스 터비의 추모비.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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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호주에서 15세 원주민 소년이 백인 남성의 '묻지마 폭행'으로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이에 호주 시민들은 추모 물결 속에 인종혐오범죄 척결을 외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 현지 언론은 서호주주(州) 미들스완 지역에 사는 15세 소년 카시우스 터비가 병원 치료 중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터비는 지난달 13일 오후 친구들과 방과 후 귀가하다가 20대 백인 남성에게 금속 막대로 폭행을 당해 머리를 크게 다치는 중상을 입고 그동안 치료를 받아왔다. 터비는 다시 일어나지 못한 채 사건 발생 10일 후 사망했다. 경찰은 용의자인 백인 청년 잭 스티븐 제임스 브릴리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호주 내 원주민 권리 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원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인종 혐오로 인한 범죄가 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 서부 퍼스를 비롯해 시드니와 멜버른, 브리즈번 등 호주 전역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이 모여 터비를 추모하고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최근 이 사건을 언급하며 "끔찍한 비극으로 인종적인 동기가 분명한 이 사건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라고 말해 이번 사건이 인종 혐오에 의한 사건임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특히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안전하게 귀가할 자격이 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한 관할지역 경찰 책임자의 부적절한 발언도 비판했다. 앞서 콜 블랜치 서호주주 경찰청장은 터비의 사건을 발표하면서 "터비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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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도심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사로 나선 한 시민은 "원주민 아이가 잘못된 시간과 잘못된 장소에 있었기 때문에 죽임을 당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이 땅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잉그리드 매튜(53)씨는 "호주에서 원주민들에 대한 인종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이 250년 동안 지속돼 왔다"라며 "우리는 폭력을 멈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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