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임브리지대, 마시멜로 테스트서 새의 지능과 자제력 간 상관관계 연구
어치, 인간 제외한 다른 유인원에 버금가는 인지 능력 보유

어치 대상 마시멜로 테스트에서 최저 자제력을 기록한 '호머'. 사진=연합뉴스

어치 대상 마시멜로 테스트에서 최저 자제력을 기록한 '호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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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까마귓과의 새 '어치'는 지능이 높을수록 눈앞의 유혹을 뿌리치는 자제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의 지능과 자제력 간의 상관관계가 확인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심리학과 알렉스 슈넬 박사의 연구팀은 어치판 '마시멜로 테스트'를 통해 새의 자제력을 확인해 '왕립학회 자연과학 회보 B'(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했다.

'가르룰루스 그란다리우스'(Garrulus glandarius)라는 학명을 가진 약 30cm 크기의 어치는 인간을 뺀 다른 유인원에 버금가는 인지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깃털 달린 유인원'으로 불리기도 한다.


까마귓과 새는 나중을 위해 눈앞의 먹이를 당장 먹지 않고 저장하는 습성을 보이는데, 연구팀은 이런 부분이 자제력을 진화시킨 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어치의 자제력을 확인하기 위해 마시멜로 테스트를 활용했다. 이 테스트는 어린이에게 당장 마시멜로 하나를 받거나 또는 일정 시간을 기다린 후에 두 개를 받는 것 중에서 선택하게 해 자제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어치 실험에서는 마시멜로 대신 곤충 거저리와 치즈, 빵 등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거저리는 어치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이고, 치즈와 빵에는 그 다음 선호도를 보인다.


연구팀은 빵과 치즈는 바로 먹을 수 있게 두고 거저리는 투명 아크릴 너머로 볼 수는 있지만 5초에서 5분 30초까지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실험을 설계했다. 그 결과 모든 어치가 빵과 치즈를 즉각 먹지 않고 기다려 거저리를 획득하는 자제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제이로(JayLo)라는 어치는 5분 30초를 기다렸다가 거저리를 얻은 것과 달리 돌치(Dolci)와 호머(Homer)는 20초 만에 빵과 치즈에 입을 대고 마는 등 개체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연구팀은 또 대상 어치들에게 '일반 지능'(general intelligence)을 측정하는데 이용되는 5가지 인지 과제를 실시했는데, 이 과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어치들이 거저리 보상 실험에서 더 오래 기다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치의 지능과 자제력이 연관돼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자제력은 인간과 침팬지 등의 높은 지능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최근에는 갑오징어에게서도 확인된 바 있다. 2021년 3월 미국 시카고대학 '해양생물실험실'(MBL)에 따르면 슈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MBL에서 이뤄진 갑오징어를 대상으로 한 마시멜로 테스트에서 얻은 결과를 영국 왕립학회 자연과학 회보 B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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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치와 마찬가지로 먹이를 두고 진행한 마시멜로 테스트에서 갑오징어는 더 나은 보상을 두고 50초에서 2분 10초까지 기다릴 수 있는 자제력을 보였다. 이는 침팬지와 까마귀, 앵무새 등에 맞먹는 것으로 연구팀은 설명했다. 슈넬 박사는 "어치의 자제력은 개체마다 편차가 있지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인지 과제 중 하나를 잘하면 다른 것도 모두 양호했다는 점"이라면서 "이는 일반 지능 요소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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