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대규모 피해는 압력 원리 탓…"진출로 무조건 피해야"
[아시아경제 변선진 기자]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일어난 핼러윈 압사 참사가 사망자 151명·부상자 82명 등 233명(오전 10시 기준)의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이유는 경사진 좁은 공간에 많은 인파가 몰렸기 때문으로 지목된다. 5~6명의 성인이 지나갈 정도의 4m 내외의 좁은 폭과 45m 길이의 내리막길 공간에 수만명이 몰려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잇따라 넘어지면서다. 인파가 겹겹이 쌓이면서 한번 넘어지면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된 상황이 최소 20~30분간 지속돼 사망원인으로 추정되는 압박성 질식의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다.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는 30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린 공간에서 누르는 힘이 약해도 압력은 높아진다”고 밝혔다 압력은 단위 면적당 수직으로 내리누르는 힘을 말하는데, 면적이 작으면 힘이 약해도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몸무게 65㎏인 사람 100명이 한꺼번에 밀릴 때 압력이 최고 18t에 이른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사람으로 갇힌 인파가 사방에서 압박을 받는 탓에 폐가 팽창할 틈이 없었던 점도 문제로 꼽혔다. 정 교수는 “최소한의 공간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산소 호흡을 위해 근육 소비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이 20~30분간 지속되면 피해가 불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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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성 질식의 골든타임은 3~4분인 까닭에 심폐소생술(CPR)이 재빨리 이뤄져야 하지만, 사람과 사람으로 꽉 끼이면서 소방·경찰 등 구조인력이 피해자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뇌사·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정지·호흡곤란 환자가 300명 이상 나오면서 응급처치가 가능한 구급대원의 인력도 턱없이 모자랐다. 정 교수는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 인파가 한 방향으로 이동을 했으면 피해가 작아졌을 가능성도 있지만 각자 방향이 모두 다른 탓에 정체가 됐다”며 “인파가 많은 곳에선 진출로를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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