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 경색…은행채 금리 급등
연쇄효과로 시중은행 대출금리 일주일 사이 0.2~0.5%p 상승

"채권시장 불안, 영끌족에도 불똥"…주담대·신용대 7% 대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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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강원도 레고랜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채무 불이행 사태로 단기채권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영끌족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은행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와 맞물려 움직이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모두 일제히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출금리는 일주일 사이 0.2~0.5%포인트(p) 올랐다. 이날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5.35~7.41%,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4.82~6.49%까지 치솟았다. 신용대출은 6개월물 기준으로 5.78~ 6.96%를 기록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4.76~6.83%까지 상승했다.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는 이유는 은행채 금리와 연동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6개월짜리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채 6개월물 금리와,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은행채 5년물 금리를 산출 근거로 삼는다.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한 달에 한 번씩 발표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기준이지만,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면 결과적으로 코픽스도 높아지기 때문에 채권 금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단기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며 은행채 금리가 뛰면서 그 여파가 대출금리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며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 모두 7% 수준이 대세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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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금리 상승 기세는 무섭다. 은행채 AAA 6개월물 금리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4.752%였다. 2009년 1월 5일(4.27%)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정부가 단기채권시장에 유동성을 50조원+α로 투입한다고 발표했지만, 별다른 약효 없이 직전 영업일인 21일(4.231%)보다 더 올랐다.


은행채 AAA 5년물은 5.356%로, 직전 영업일(5.467%)보다 소폭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에 2%대였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5%대로 올라간 건 2010년 7월 이후 12년 3개월 만이다.


금리가 오르면서 집을 살 때 주담대는 물론 신용대출까지 한도를 꽉 차게 받았던 영끌족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있는 아파트를 올해 초에 산 대기업 직장인 이명섭씨(46)는 "말로만 듣던 '6%대 금리'가 내 이야기가 됐다"며 "주담대는 지난 4월에 5% 변동금리로 받았었고, 집 살 때 세금 내려고 신용대출까지 받았었는데 10월에 새로 금리 통보를 받으면서 전부 6%대로 올랐다. 한 달 원리금 상환액만 웬만한 사람 월급인 400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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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는 또 한차례 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며 "은행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연말에는 8% 선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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