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수익성 방어 프리미엄 TV 전략 차질
다음달 '쇼핑 대목' 앞두고 가전업계 수익성 확보 빨간불
프리미엄 대형 TV는 소비 위축에 판매 증가 여의치 않을 것이란 전망
유럽 에너지 효율기준 강화까지 이중고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가전업계의 프리미엄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익성 방어를 위해 마진율이 높은 프리미엄 대형 TV로 승부수 걸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위축된 경제 여파로 지갑을 잘 열지 않으려 하는 데다 유럽 에너지 효율기준 강화까지 겹치면서다.
22일 가전업계는 다음 달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4분기 프리미엄 TV 판매고를 바짝 끌어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강화된 유럽 에너지효율 기준 이슈로 희석될까 봐 긴장하고 있다. 원자잿값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TV 부문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마진율이 높은 프리미엄 TV로 전략을 세워놓은 상황에서 프리미엄 TV의 공통된 스펙인 대화면·고화질이 유럽 판매 금지라는 장애물을 만났기 때문이다. 가전업계는 내년 1분기 다시 TV 시장 비수기가 시작되기 전에 최대한 4분기에 프리미엄 제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8K의 성능은 4K보다 뛰어나고 초대형 화면·초고화질 구현으로 더 많은 에너지 소비가 필요하지만, 내년 3월부터 유럽 에너지 효율 기준을 충족해 제품을 출시하려면 그동안 마케팅했던 8K의 강점들이 상당히 희석되게 된다"며 "가뜩이나 소비 침체로 판매량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장애물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 둔화 속도가 빨라져 8K TV의 판매는 당초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2020년 판매량이 35만대에 불과했던 8K TV가 지난해 약 100만대가량 팔리고, 올해는 400만대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지난해 실제로 판매된 것은 35만대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8K TV 판매량 100만대 돌파 시점이 2023년께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가전업계가 수익성 부진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TV가 잘 팔려야 하지만 전반적인 TV 시장 침체 분위기는 갈수록 암울해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이 5139만대로 전분기보다 12.4%, 전년 동기대비 2.1%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월드컵,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쇼핑 특수가 있는 4분기에도 출하량이 5696만대 수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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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작년보다 3.8% 감소한 2억200만대에 그쳐 최근 10년 중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내년 TV 출하량 역시 올해보다 줄어든 2억1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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