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풍전등화인데…벼랑 끝 위기 자초하는 노조(종합)
노총 노란봉투법·중대재해처벌법 동시 압박
기업들 "'3高 위기'인데"…노조 리스크 우려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양대 노동조합이 일명 노란봉투법(노조법 제2·3조 개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앞세워 전방위로 정부와 정치권,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소비 위축 현상이 뚜렷한 데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위기’가 한꺼번에 휘몰아치는 등 고비가 예상되는 가운데 노조의 압박은 오히려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다. 재계는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19일 정치권과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을 촉구하는 대국회투쟁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에는 민주노총·참여연대 등이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법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확정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운동본부)의 법안도 공개했다. 운동본부는 이날 발표한 법안의 발의와 관련 오는 25일과 11월2일 국회에서 두차례 토론회를 개최한다. 다음달부터 국민동의청원과 함께 노조법 제 2·3조 개정에 뜻을 함께하는 국회의원을 통한 입법 발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시간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배·가압류 제한의 문제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정 한국외대 교수는 "헌법상 기본권인 쟁의권은 무제한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재산권과의 균형을 고려해 정당한 쟁의행위만 면책될 뿐"이라며 "또한 비교법적으로 보더라도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는 입법례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용자 개념 확대와 노동쟁의 개념 확대는 대법원판례 입장과도 상반되며 법적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어 법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일 태세다. 오는 12월8일까지 국회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는 한편 출퇴근·점심 선전전, 국회의원 면담을 비롯해 운동본부의 수요일 촛불문화제에도 참석한다는 입장이다.
재계는 곤혹스러운 반응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노조의 투쟁은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수 밖에 없어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갈수록 고조되는 경제 불확실성에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이 와중에 극심한 노조 리스크까지 짊어져야 하는 것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토로했다.
실제 대기업들은 투자계획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등 준(準)전시 경영체계로 접어든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착공 예정이던 M17 공장을 반도체 시장 불확실성을 이유로 보류를 결정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서산 공장에 3600억원 투자해 원유정제설비·감압증류기 설비 증설을 중단한 바 있다.
중대재해처벌법도 압박 요인 중 하나다. 양대노총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 감독행정 개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발생한 SPC 계열 제빵공장 노동자 끼임 산재 사망사고를 언급하며, 고용노동부에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한 즉각적인 특별감독 실시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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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지속적인 개정을 요청해 왔다. 경총은 지난달 열린 ‘중대재해 예방 산업안전’ 포럼을 통해 관련 법의 과도한 처벌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동근 경총 부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8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뚜렷한 재해 감축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새 정부가 중처법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시행령 개정작업과 기업 자율의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수립 중에 있는 만큼, 산업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이 수립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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