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금융·전자상거래 플랫폼 멈추면 ‘디지털 블랙아웃’
전문가 “특정 플랫폼 시장 지배 구조, 다변화할 수 있어야”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 앞에서 스마트폰 다음 애플리케이션에 오류 메시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 앞에서 스마트폰 다음 애플리케이션에 오류 메시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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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카뱅은 토스로, 카톡은 라인으로 대체하면 됩니다!" "일단 트위터로 피해 사실을 공유합시다!"


15일 오후 발생한 카카오톡 서비스 오류로, 이른바 초연결사회가 하루 아침에 먹통이 되는 이른바 '초먹통사회'로 전락했다. 일부 시민들은 카카오톡이 아닌 네이버 라인 메신저를 이용하자며 대체재를 찾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인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문제점을 본격적으로 논의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명실상부 초연결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가 지난 주말 보여준 한 장면이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시장 구조에서 특정 기업의 지배력을 분산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비스 장애 발생 때 피해 역시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등 사실상 모든 서비스 플랫폼 속으로…오류나면 '올 스톱'

플랫폼 서비스가 각종 오류로 문제를 일으킨 것은 카카오톡뿐만 아니다. 2013년 8월 19일 세계 최대의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닷컴은 접속이 마비되는 장애가 발생해 약 45분간 서비스가 중단됐다가 복구됐다.


당시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아마존닷컴은 미 서부시간 오전 11시 45분부터 오후 12시 32분 사이 약 45분 동안 다운돼 일반 소비자들이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사태로 뉴욕과 토론토, 샌프란시스코 등지에 이르는 지역의 사용자들 중 일부는 아마존닷컴에 접근하려고 시도했을 때 에러 메시지가 뜨는 먹통 현상을 겪었다.

지난해 6월 미국에서는 중간 서버 역할을 담당하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업체인 패스틀리(Fastly)가 전산망을 업데이트하다가 사고를 내면서 전산 장애가 세계를 강타했다. 미국 정부의 주요 홈페이지 등 글로벌 주요 기관 사이트가 한때 접속 에러를 일으켰으며, 전자결제업체 페이팔 등도 서비스 차질을 빚었다.


‘일상 멈췄다’ 초연결사회의 역설 초먹통사회 원본보기 아이콘


통신 플랫폼도 예외는 아니다. 2018년 12월 6일 통신 장비업체 에릭슨은 소프트웨어상의 문제를 일으켜, 일본과 영국 등 전 세계 11개국에서 8000만명의 휴대폰을 먹통으로 만들었다. 이 사고는 단순한 휴대폰 불통 문제를 넘어서, 데이터 전송과 모바일 결제도 전면 중단돼 대혼란을 초래했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1위 통신사업자 NTT도코모 통신망이 10월 14일 오후 5시부터 약 3시간 동안 전국 규모의 서비스 마비를 일으켰다.


그런가 하면 금융 플랫폼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3월 19일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거래 등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일시에 몰리며 약 70분간 M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로그인에 응답 지연이 발생했다. 고객들의 생체인증 로그인 요청이 급증하면서 인증 서버에 과부하가 걸린 영향으로 전해졌다.


또 S증권에선 지난해 1월 20일 13분간 아이폰 이용자의 MTS 접속이 차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전자금융 사기에 가담한 단말 정보를 이상 거래탐지(FDS) 시스템에 착오로 입력해 정상적 이용자의 접속이 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플랫폼의 경우 시장에서의 지배 구조가 다양하지만, 플랫폼 먹통 상황 발생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면에서 이번 카카오톡 사고 사례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톡 등에서 15일 오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장애가 장기화하면서 불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16일 오후 경기 과천의 한 카카오T 주차 사전무인정산기에 시스템 장애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카카오톡 등에서 15일 오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장애가 장기화하면서 불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16일 오후 경기 과천의 한 카카오T 주차 사전무인정산기에 시스템 장애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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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한 초연결사회 플랫폼…장애 일어나면 국가 안보 위협하는 요인

글로벌 컨설팅그룹 딜로이트는 '다가오는 스마트시티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2019)' 보고서에서 "첨단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고도로 집약된 스마트시티에서는 재해·재난뿐만 아니라 작은 사고를 통해서도 도시의 기반 기능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중단 위험이 다른 보통의 도시에서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높은 수준의 기반 기술으로 운영될수록 여러 사고 원인의 융·복합에 따른 다양한 피해가 생기고, 복잡한 피해 복구 방안 등 때문에 스마트기술이 적용된 기반 기능이 멈출 경우 현재의 국가 기반 체계 복구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디지털 블랙아웃'이라고도 한다. 초연결사회가 흔들리면, 개인·사회 전체를 위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상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초연결사회가 한번 먹통이 되면, 불편함을 넘어 경제·사회·안보 등 국가 기반을 위협하는 요소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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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특정 플랫폼에 몰린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톡 서비스 오류 상황에서 볼 수 있듯, 시장에서의 과도한 영향력을 보이는 플랫폼이 서비스 오류를 일으켰을 경우,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데 시장의 지배구조를 분산해서 피해 규모도 줄이자는 견해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학과)는 "카카오 서비스를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일종의 독점 구조를 정부 차원에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예컨대 신규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는 조건 등을 만들거나,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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