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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접었습니다"…車사려던 소비자, 지갑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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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구매의향지수 7월 119 → 8월 86
최근 1년 사이 최저 수준…하향 추세 확연
신차 가격 급등하고 침체·금리인상 구매력↓
팬데믹 이후 공급자 우위 시장 끝날지 관심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자동차딜러 전시장에 붙은 세일 표시<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자동차딜러 전시장에 붙은 세일 표시<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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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나온 국산 신형 전기차를 사려던 주부 A씨는 마음을 접었다.
당장 주문한다 해도 1년가량 기다려야 하는 데다 연말이면 보조금이 떨어져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 수입 준대형 세단을 계약했던 직장인 B씨도 계약을 포기하는 쪽으로 고민 중이다. 연식변경 모델로 바뀌면서 수백만 원 오른 데다 집을 사면서 일으킨 대출 이자부담이 꽤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내 소비자가 자동차를 사려는 의향이 연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오른 원자재 가격이 최종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신차 가격이 치솟은 데다,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자 구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차를 주문해도 몇 달씩 기다리는 일이 빈번하고 주요 완성차 메이커마다 백오더(주문 대기) 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머지않아 ‘공급자 우위’ 시장이 끝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컨설팅회사 한국딜로이트그룹이 내놓은 자동차 구매의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의향지수(Vehicle Purchase Intent, VPI)는 85.7로 최근 1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각 나라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향후 6개월 이내 차량 구입 의향이 있는 소비자를 추적해 집계하는 지수로 100을 기준으로 구매·비구매 의향이 나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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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건 불과 한 달 전까지 119였다가 한 달 만에 3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는 점이다. 구매여건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올해 들어 가장 낮았을 때는 지난 2월 초 90.5 수준이었는데 그보다 더 낮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한 곳인 미국에서는 구매의향지수가 최근 1년간 3개월을 빼고 모두 100 이하에 머물렀다.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가 굳어졌다.


코로나19가 불거졌던 2020년 이후 지금껏 구매의향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을 유지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에는 대중교통 내 감염 우려로 자동차 구매의향이 높았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대부분 메이커가 생산차질을 빚으면서 신차 공급이 삐걱댄 점도 영향을 끼쳤다.


다소 나아지는 듯했던 부품수급난은 올해 초 러시아 침공,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공장 셧다운·봉쇄 여파로 길어졌다. 여전히 신차 주문 후 오래 기다려야 하는 배경이다. 신차 주문이 몰린 상황에서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경기회복 기대감이 있었다. 그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올랐고 찻값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테스라 모델S 세단<이미지출처:연합뉴스>

테스라 모델S 세단<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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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신차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짧은 기간에 갑자기 오르면서 구매의향을 거두는 이가 많아진 것이다. 최근 신차 가격 급등은 확연히 눈에 띄는 수준이다.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상품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수십, 수백만 원씩 오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수천만 원씩 올린 모델도 있다. 수입차의 경우 원화가치 하락이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여기에 금리인상에 따라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훨씬 커졌다.


자동차 공급·수요 예측이 과거에 견줘 어려워졌다고 진단하면서도 앞으로 수요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딜로이트는 내다봤다. 지정학적 불안이 여전하고 인플레이션에 따라 가격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며 미국도 비슷한 처지다.


서울의 한 현대차 대리점<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의 한 현대차 대리점<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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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최근 추세와 일치한다"며 "인플레이션으로 상품 가격 상승도 걱정이나 소비자들은 각자의 재정상태에 큰 영향을 끼쳐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김태환 한국 딜로이트 그룹 자동차 산업 리더는 "자동차 생산 문제가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며 전 세계 자동차 산업과 소비자의 자동차 소비심리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자동차업계에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하게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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